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가짜 판명

충분한 평가 후 전시해야

등록 2003.11.12 16:14수정 2003.11.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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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500년의 사상적 근간이었던 성리학의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10월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올해의 다섯 번째 특별전 “조선 성리학의 세계: 사유와 실천”전이다.

이번 전시는 조선의 역사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조선 성리학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되새겨 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는 단순히 조선시대 성리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또는 긍정적인 면만을 새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대표적인 정신 문화로서의 조선시대 성리학의 특징과 역사적 기능 및 의의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담당 학예관은 밝혔다.


a 위작으로 판명난 이이와 다산의 유묵

위작으로 판명난 이이와 다산의 유묵 ⓒ 국립중앙박물관

그러나 출품된 유물 중 위작시비가 일었던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유묵이 가짜로 판명났다. 뿐만 아니라 전적류 40여건이 중간본(重刊本)인데도 제작 시기를 대부분 초간본 연대로 표시해 실제 제작연도와 100~200년 차이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기획전을 개최할 때도 영문안내문(삼강오륜의 Three Bonds Five Moral을 Maral로)과 한자표기(關文을 門으로) 틀려 긴급하게 수정한 바 있다.

위작 시비가 일자 중앙박물관은 최근 김양동(계명대), 이완우(대전대), 송일기(중앙대), 이태호(명지대)교수, 이정섭 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실 전문위원 등 서지전문가로 자문위원을 구성해 문제가 제기된 유물에 대해 10월 30일, 11월 3일에 걸쳐 개별적으로 감정한 결과 위작임을 밝혀냈다. 이이와 다산의 유묵은 교체전시 대상이라서 초반 전시에 나오지 않았고 도록집 93쪽과 100쪽에 실려있다.

과거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작품에 대해 위작 시비는 있었지만 소장 유물이 위작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당 학예관은 "전시 도록에 정오표를 붙여 새로 나눠주고, 서지학 및 서예 전공 학예사를 선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위작시비는 '예고된 사고'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서지학이나 전적·서예 분야 전공자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관련 전문가에게 평가를 거친 후 전시를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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