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3연승이 보인다

23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

등록 2003.11.17 13:03수정 2003.11.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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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부터 인도의 뉴델리에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이 열린다. 7일간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의 선수들은 25개 종목 30명이 지난 6개월간 합숙 훈련을 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대회의 모든 준비 과정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사장 신필균)의 주관하에 선수들은 종목별로 분당의 고용개발원, 일산직업전문학교, 부산직업전문학교에 분산되어 그간 갈고 닦은 실력들을 최종 마무리 하고 있다.

a 목공예 정영기씨, 귀금속공예 이근규씨

목공예 정영기씨, 귀금속공예 이근규씨 ⓒ 이철용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은 1981년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장애인의해'를 맞아 일본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고 그 후 매 4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그간 5회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은 1회 2위, 2회 1위, 3회 3위, 4, 5회 1위 등 종합우승을 3차례 거두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3연패를 하게 되는 것이다.

대회의 25개 종목은 등공예, PC조립, 컴퓨터 프로그래밍, 웹마스터, 워드프로세서, CAD, 전자출판, 도자기, 양복, 양장, 실크핸드페인팅, 타이염색, 목판날염, 귀금속공예, 전자기기, 광고미술, 사진촬영(인물), 사진촬영(야외), 목공예, 가구제작, 케이크장식, 꽃꽂이(이케바나), 꽃꽂이(웨스턴), 그림(수채화), 그림(유화) 이상 25직종으로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해마다 직종이 추가되고 있다.

a PC조립 박용진씨, 가구제작 서정우씨

PC조립 박용진씨, 가구제작 서정우씨 ⓒ 이철용


a 그림(수채화) 전해진씨

그림(수채화) 전해진씨 ⓒ 이철용


이번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단의 선발은 16개 시·도에서 실시하는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의 직종별 금상 입상자들이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여 그곳에서 직종별 1위 입상자에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파견선수 선발대회 참가 자격을 주어 이루어졌다. 그 다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이 개최되는 전년도에 그간의 대회에서 참가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최종적인 출전 대표단을 선발한다. 이렇듯 수년간 3단계에 걸친 선발을 하며 같은 직종에 1회 이상 참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전자기기에 출전하는 조관훈씨는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래도 부족한 것 같다. 그러나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다시 훈련에 열중했다. PC조립 부분에 출전하는 백용진씨는 하루에 컴퓨터를 40번 정도 뜯어가며 연습을 한다며 우리 나라가 항상 이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듯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a 목판날염 이귀원씨, 실크핸드페인팅 이충일씨

목판날염 이귀원씨, 실크핸드페인팅 이충일씨 ⓒ 이철용


a 컴퓨터프로그래밍 류정환씨

컴퓨터프로그래밍 류정환씨 ⓒ 이철용


목공예에 출전하는 정영기씨는 3년 경력으로 하루 종일 훈련한다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말에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


가구 제작에 출전하는 서정우씨는 가지고 갈 칼을 열심히 숫돌에 갈았다. 그는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두 벌씩 손수 준비해 간다며 필요한 다른 공구들도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a 전자기기 조관훈씨

전자기기 조관훈씨 ⓒ 이철용


a CAD 김지향씨

CAD 김지향씨 ⓒ 이철용


이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직업재활국 김기홍씨는 "우리 나라는 IT 직종이 강하고 프로그램, 디자인, 전자출판, 공예(목공예, 금속공예)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했다. 올해에는 회화 부분이 새로 생겨 이 분야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출전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 관리 하에 철저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 이후의 시간은 본인들이 알아서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새벽 2, 3시까지 훈련을 하기도 한다. 그간 훈련 기간 동안 출전자들은 주말에 외출을 해서 가족과 만남을 갖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훈련장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 광고미술 이인철씨

광고미술 이인철씨 ⓒ 이철용


a 도자기 김진규씨

도자기 김진규씨 ⓒ 이철용


장애인의 실업률은 비장애인의 4배에 달하고 장애인 고용률에 있어서도 정부 민간 할 것 없이 1%를 겨우 넘는 상태이다. 이러한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은 능력이 없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그 저변에 깔려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장애인들의 능력은 세계에서 놀랄 정도의 수준이다. 이러한 대회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고용 확대의 기회를 기대해 본다.

이번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참가자들은 오는 20일 출국해서 12월 1일 귀국 예정이다. 이들은 입상시에 1위 1200만원과 연금 206만원, 2위 600만원과 연금 176만원, 3위 400만원과 연금 146만원이 지급된다. 연금은 다음 해부터 지급되는 것으로 우승을 하더라도 월 20만원이 채 안된다.

장애인 인식개선과 고용촉진 기회 되었으면
[인터뷰]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신필균 이사장

▲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신필균 이사장
그간 5회의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러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신필균 이사장은 "사회에서 장애인은 기능과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인식뿐만 아니라 기능경기대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부족한 면도 있다"고 했다.

신 이사장은 "이러한 대회를 통해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을 바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장애인의 잠재 능력을 인정해서 장애인의 취업 해결에 좋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이번 훈련 방법은 기존의 기능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문화공연 관람, 전시회, 체력 단련, 정신 교육, 국제 교양 교육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 단순히 기능인이 아니라 전인적 교육과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시도도 겸했다"고 했다.

신 이사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의 능력에 대한 편견 해소와 장애인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고 장애인의 기능 향상과 잠재능력 개발의 기회가 되어 장애인의 고용 촉진의 기회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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