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주민 모두 사망하면 확정판결 내릴 것인가"

[현장] 매향리 주민 360여명 서울 상경...대법원에 탄원서 제출

등록 2003.11.17 18:58수정 2003.11.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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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7일 오전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주민 360여명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찾아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 배상 대법원 확정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하고, 폭격장 완전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17일 오전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주민 360여명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찾아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 배상 대법원 확정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하고, 폭격장 완전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a 전만규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 위원회 위원장.

전만규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 위원회 위원장. ⓒ 오마이뉴스 유창재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인내와 시간적 여유도 없습니다. 50년 동안 계속되어 죽는 날까지도 전투기 폭음속에서 실려나가는 상여행렬을 볼 때마다 우리 주민들의 인내는 그 끝에 다다랐음을 느낍니다.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살아서 확정 판결을 볼 수 있겠습니까."

미공군 국제폭격장이 위치한 매향리의 주민들이 서울로 상경해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 배상 대법원 확정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17일 오전 11시40분경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주민 360여명을 태운 관광버스 9대가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앞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주민들의 가슴에는 "원통하다 늦장판결" "살아생전 확정하라"라고 적힌 검정색 리본이 달려있었다.

주민들은 우선 대법원 정문 앞에 모여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 배상 대법원 확정판결 및 폭격장 완전 철폐 촉구를 위한 매향리 주민 상경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만규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아직도 매향리에는 미군의 폭격이 진행되고 있고 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고통을 끼치고 있다"면서 "지난 98년부터 매향리 주민 160명이 사망했으며, 2002년 1월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도 6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대법원이 이유없이 확정판결 재판을 지연시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주민의 원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 법조차 주민피해와 고통을 외면하고 계속해서 (주민이) 사망한다면 더이상 주민들은 참지않고 지난 88·89년 때처럼 곡괭이와 낫을 들고 주민들은 일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오늘 대법원에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간절한 호소와 소망을 전하며 조속한 확정판결이 이뤄지도록 간곡히 간곡히 촉구한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매향리 주민 10여명과 함께 대법원 1층 민사부 사무실을 찾아 제출했다.


매향리 주민들이 대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는 그동안 사망한 160명의 주민 이름을 포함해 2370명의 매향리 주민 날인이 첨부됐다.

이후 매향리 주민들은 서초동 대법원에서 광화문 미대사관 옆 한국통신 앞으로 옮겨 상경투쟁을 이어갔다.


a 매향리 주민 10여명은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 배상 대법원 확정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정문 앞을 막아선 전경들을 틈으로 들어가고 있다.

매향리 주민 10여명은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 배상 대법원 확정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정문 앞을 막아선 전경들을 틈으로 들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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