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영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서, 때로는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꽃을 찾는다. 행복의 순간을 찾는 사람들 틈에서 황규무(46)씨는 꽃꽂이 하는 남자로 통한다.
멋진 예술 작품으로 탄생되는 꽃꽂이는 보통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만 그는 이러한 통념을 깨버린 몇 안 되는 남성 플로리스트다. 그의 전직은 꽃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직업군인이다.
"꽃꽂이에 입문한 지 5년째입니다. 그 전에는 직업 군인 생활을 15년 동안 했어요. 퇴역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화원을 연 아내를 돕기 위해 시작했죠"
엄밀히 따져 첫 입문은 20대 초반 시절. 꽃을 집에다 장식해 놓을 정도로 좋아하던 그는 화원에 자주 놀러 다니며 배울 기회를 가졌지만 잠깐이었다. "그때 배우기 시작했으면 꽃에 대해 더 많이 알았을 텐데…"라며 한껏 욕심을 부려보는 그가 본격적으로 꽃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부터다.
꽃 공부를 해오던 그의 아내가 가게를 열었고 처음에는 아내가 주문하는 대로 재료를 사오는 역할을 맡았다. 가게를 여는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저녁 10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가게에 매달리며 가사 일과 병행하는 그의 아내를 위해 그는 결심했다. 아내를 조금이라도 쉴 수 있게끔 꽃 공부를 하기로 말이다.
"물건만 사다줬는데 그 일도 힘들더군요. 뭔가를 알아야지 사다 줄 텐데 어떤 것이 필요하고 뭘 사야 할지 아무 것도 모르니까 답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