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256

진보, 개혁, 보수, 수구 (4)

등록 2003.11.26 14:40수정 2003.11.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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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약은 효과 만 점이었다!

과도한 방사로 몸이 허(虛)하다 느꼈던 철기린이 매일 열 번씩 파정(破精)해도 끄떡없는 철인(鐵人)으로 화했던 것이다. 덕분에 장일정에 대한 총애는 더욱 깊어졌다.


빙기선녀는 따로 한 쌍의 용봉잠(龍鳳簪)을 하사하였다.

단단하기로 이름난 적강옥(赤鋼玉 :루비)과 청강옥(靑鋼玉 :사파이어)을 깎아 만든 그것은 끝에 용과 봉 모양으로 금박 장식이 된 것이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개세거부가 아니면 만져보지도 못할 만큼 엄청난 가격을 지닌 귀물(貴物)이라 하였다.

이것을 장일정에게 하사한 까닭은 급격히 쇠잔해졌던 철기린의 양기 때문에 한동안 맛 볼 수 없던 엄청난 쾌락을 하루에도 열두 번씩이나 느낄 수 있게 되었기에 내린 상이었다.

힘은 철기린이 쓰고, 보물은 장일정이 얻은 셈이었다.

탕약을 달여 마신 것은 불과 사흘뿐이었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철기린의 성품을 알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물론 오랜 기간 동안 복용한다고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닌 처방이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기린은 석 달 동안이나 펄펄 날았다. 그리고는 다시 원래의 상태가 되어 버렸다.

하여 다시 탕약을 지어 올리라는 명을 내리려 할 즈음 그에게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상하게도 힘이 빠지는 듯하였고, 가끔가다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끼곤 하였던 것이다.


이때에는 무림천자성 인근에 괴질이 유행하던 때였다.

걸렸다 하면 죽어 나가기 바빠 사수(死手)라 불리던 괴질 덕분에 외원 소속 의원 전원은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빴다.

사수가 언제 무림천자성의 높은 담장을 넘어와 내원, 외원을 가리지 않고 번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가히 몰살이라고 불러도 좋을 참상이 빚어질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무천의방 의원들 전부를 풀었던 것이다.

외원은 부방주의 관할이다. 그렇기에 장일정 역시 괴질을 다스릴 조치를 취하기 위해 내원을 떠나 있었다.

덕분에 철기린을 진맥한 사람 의원은 방주인 속명신수였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진맥을 해봐도 모든 것이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아무 이상도 없어야 하는데 철기린은 무기력함과 혼미해짐을 계속해서 호소하니 정말 이상한 노릇이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진맥 결과 아무런 이상도 없는 것을!

속명신수가 손을 든 직후 성 밖에서 동분서주하던 장일정이 호출되어 들어갔다.

심각한 표정으로 진맥하던 그는 긴 한숨을 내쉰 후 한참 동안이나 고심하다가 한 알의 영단(靈丹)을 품에서 꺼냈다.

그러면서 말하길 그것은 사부인 북의가 평생을 걸쳐 제련한 단 하나뿐인 것으로 어떠한 질병이든 다스릴 수 있는 영약 중의 영약이라고 하였다.

만년삼왕(萬年蔘王)과 자엽구지선란초(紫葉九枝仙蘭草) 등을 원료로 제련된 그것은 무공을 익힌 무인들이 복용하면 병을 치료함은 물론 내공의 급증도 기대할 수 있다 하였다.

그러면서 말하길 무림인들 사이에 성약(聖藥)이라 일컬어지는 소림사의 대환단(大丸丹)과 비교해봐도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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