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낭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배낭' | | | 짐은 이렇게 싸야 편하다 | | | | 배낭여행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누가 뭐래도 바로 배낭(!)이다. 잦은 이동을 고려해보면 금방 그 답이 나온다. 일단 배낭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어깨에 둘러메는 배낭과 바퀴가 달린 가방.
배낭은 항상 메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육체 피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후, 다이어트와 체력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배낭을 고를 때는 어깨 끈이 튼튼한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능하면 배낭에 많은 주머니가 달린 게 좋다.
바퀴가 달린 가방은 평지의 이동에는 용이하지만 계단이 나오면 대처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번쩍 가방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물론 계단마저도 바퀴로 밀어 부치는 배낭 여행족도 봤지만. 바퀴가 달린 가방을 택했다면 바퀴가 아주 튼튼한 걸 골라야 한다.
가방을 골랐다면 이제 짐을 싸보자. 배낭여행족이 가장 많이 하는 미련한 짓이 옷을 잔뜩 넣어가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옷은 절대로 가져가지 말자. 각자 취향이 있을 테니 정확한 수치는 말하지 않겠다. 유스호스텔에서도 간단한 빨래는 할 수 있다. 늘 한 벌은 입고 한 벌은 말리는 습관이 중요하다. 속옷과 양말은 옷가지의 1.5배 정도면 충분하다.
세면도구 역시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비누, 샴푸, 린스, 바디로션, 스킨, 로션, 치약, 칫솔, 면도기 ….. 여행을 하면서 세면도구도 무척 종류가 다양하다 걸 알았다. 샴푸와 린스 같은 경우엔 작은 용기에 넣어가는 것이 편하고, 1회용을 사용하면 쓰고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다.
배낭여행에서 배낭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신발이다. 신발은 발에 꼭 맞는 것을 신어야 한다. 발이 신발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걷는 데 더욱 큰 피로가 따른다. 따라서 신발은 무조건 운동화를 권한다. 여름일 경우, 운동화가 답답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발이 시원한 것보다 발이 편하게 우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신발은 가볍고, 발바닥 있는 부분이 푹신한 게 좋다. 그리고 절대 새 신발을 사가지는 말자. 새 신발은 길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발을 상하게 할 염려가 있다.
화장품은 견본으로 주는 것을 이용하면 된다. 여름에 떠나는 거라면 유럽의 강력한 햇살에 대비하여 썬크림과 챙 넓은 모자, 선글래스를 준비해야 한다.
짐이 어느 정도 꾸려졌으면 작은 물품들을 챙겨보자. 우선 스위스 아미칼을 챙겨야 한다. 다용도로 쓸 수 있게 제작된 이 칼은 정말 맥가이버 칼이라는 이름에 알맞게 다용도로 쓸 수 있다. 병 마개를 따거나 과일, 치즈를 자르거나….
다음 품목은 사진기. 물론 대다수 배낭 여행족이 자동카메라를 선호하겠지만, 가능하면 수동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의 사용을 적극 권한다. 아무래도 자동카메라로는 잡을 수 없는 풍경들이 있기 때문이다. 꼭 챙겨야 할 것은 필름이다. 유럽은 필름 값이 대단히 비싸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한 필름을 사가지고 가야 한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5개짜리 필름을 더욱 싸게 살 수 있다. 참고로 나는 40일이 넘는 여행 기간 중 필름 20통을 사가지고 갔다.
디지털카메라는 용량이 다 차면 인터넷 카페에서 CD로 저장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카메라 이용자들은 공CD도 한 장 가져가는 게 좋다. 누군가 말했다. 세월이 지나면 남는 건 사람과 사진 밖에 없다고. 맞는 말이다.
그 다음 품목은 비닐봉지. 여행을 하다 보면 비닐봉지를 챙길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지만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물 묻은 세면도구나 수영복, 입은 빨래와 입지 않은 빨래 같이 여러 용도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비상약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종합병원을 만들 정도는 필요 없다. 증상에 맞추어 3~4알 정도면 충분하다. 밴드와 연고도 챙겨두면 좋다. 비상약은 나에게도 필요하지만 다른 여행자가 아플 때, 건네주면 한방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귀중한 재산도 된다.
라면과 햇반을 비롯한 각종 먹거리를 잔뜩 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다. 취향 문제지만 너무 많은 욕심은 부리지 않는 게 좋다. 나는 고추장 하나와 멸치 조금으로 연명했다. 여행을 떠나지 않은 분들은 모른다. 고추장에 찍어 먹는 멸치가 얼마나 달콤한지.
마지막으로 명심, 또 명심하자. 짐은 줄일수록 좋다. 절대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여행을 떠나지 말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나자. / 김태우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