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산시민들이 지난 20일(목) 건교부가 고속철도 4-1공구 역사명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최종 확정한 것은 부당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영준 아산역 사수 투쟁위원장을 비롯해 아산 지역인사 17명은 지난 25일(화) 역명 결정의 부당함을 성토하며 헌법재판소와 서울 행정법원에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각각 청구했다.
이후 강희복 아산시장도 이와 관련 권한쟁의 소송을 청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영준 위원장은 “건교부는 아산시가 천안아산역명 불수용 전제 조건을 명시했음에도 병기역명 주민투표 결과가 마치 아산시민 전체가 천안아산역명을 수용한 것처럼 발표했다”고 성토한 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산시는 ‘아산역’명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부고속철도 역사 명칭 선정과정에서 헌법상의 지방자치권과 행복추구권, 평등권, 국민의 자유와 권리 등 기본권이 명백히 침해 당했다”며 “국가의 영토권과 같은 맥락의 지방자치단체의 영역권이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을 비롯해 소송에 참여한 지역 인사들은 소송 동기에 대해 역명 선정의 일반적 원칙 및 각종 행정서비스 제공의 권한과 의무가 있는 법적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무시된 점과 건교부의 허위자료 배포 및 역명 선정 자문위원회의 명백한 절차상 하자를 중점적으로 부각시키며 강조했다.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승소 가능성에 대해 투쟁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런 판례가 없기 때문에 승소 여부에 대한 예측은 장담할 수 없다”는 이번 소송을 맡은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번 소송과 관련,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며 “아산이 수렁에 더 깊게 빠지는 것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부정적 의사를 비치고 있다.
주민투표를 통해 나타난 주민여론을 건교부에 전한 뒤 반발하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다며, 당초 건교부에서 요청한 주민여론수렴 자체를 거부, 주민투표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 “‘아산역’을 찾지 못한 것이 비통할 뿐입니다” | | | <인터뷰> 전영준 아산역 사수 투쟁위원장 | | | | 지난 20일(목) 건교부가 고속철도 4-1공구 역사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공식 발표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전영준 아산역 사수 투쟁위원장(72).
지난 24일(월) 투쟁위 사무실에서 자리한 전 위원장은 하루 종일 전화기를 귀에서 떼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저의 거취는 병기역명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정해졌습니다. 게다가 지난 20일에는 건교부의 역명 확정까지 공식 발표됐습니다. 저의 역할은 이제 다한 것 같습니다. 제가 투쟁위원장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상실한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이제 저의 마지막 소임을 다하기 위함입니다.”
대외적으로 공포했듯이 부당함을 제기,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위해 지역 인사들에게 바쁘게 전화를 거는 전 위원장의 얼굴에는 암울한 빛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책상 위에 놓인 신문은 강희복 아산시장과 투쟁위가 역명 결정의 부당함을 제기, 권한쟁의 및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할 것을 피력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된 지면이 펼쳐져 있다. 언뜻 그런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전 위원장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묵시가 들어 있다.
이날이 전 위원장이 아산역 사수 투쟁위원회에 참여, ‘아산역’ 관철 투쟁을 벌인 지 225일째 되는 날이다.
전 위원장은 지난달 주민투표 결과가 투쟁위 존립 명분을 잃는 쪽(병기역명 수용 찬성)으로 나오자 9월30일 기관·단체장회의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결산과 투쟁 종합보고서 등 투쟁위 청산을 위한 내부업무를 처리 중에 있다.
“패장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말을 아끼는 전 위원장. “‘아산역’에 대한 당위성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개인적인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하며, 투쟁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시민의 뜻을 존중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 위원장은 지역 인사 17명의 동참을 이끌어내 행정소송 및 헌법소원에 참여시켰다.
내년 총선 전까지는 역명문제가 소강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전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 현실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년 총선에서 누가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산역을 찾는 일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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