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주동구, 기초의원 입당 유보

'새로운 리더십 창출' 놓고 갈등..."사당이지 공당아니다" 비난

등록 2003.12.01 22:53수정 2003.12.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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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민주당 입당을 선언한 광주광역시 기초의원 6명에 대해 민주당 광주동구지구당이 '입당 유보'를 결정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6명의 의원들은 복당·입당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환골탈태와 동구지구당의 새 리더십 창출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유난히 강조한 바 있다.

이들이 강조한 '지구당의 새 리더십 창출'이 입당 심사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사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 "이게 공당이냐"고 불만을 토해냈고 있다.

'새 리더십 창출'은 지구당위원장인 김경천(민주·광주동구) 의원측에게는 '반(反) 또는 비(非) 김경천'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는 것이다. 입당 선언 당시 '환영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않은 채 "당헌과 당규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이 김경천 의원의 일성(一聲)이었다.

민주당 광주동구지구당(위원장 김경천)은 1일 오후 " '당원자격 특별심사위원회'를 열어 복당을 신청한 4명의 의원에 대해서는 심사 자체를 유보하고 입당을 신청한 두 의원에 대해서는 당우(黨友)로서 활동토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복당을 신청한 박태성·조영복·고수웅·홍기월 의원 등에 대한 심사 유보에 대해 심사위원회는 "신청자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서약서 제출을 요청하였으나 현재까지 의무사항인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아 서류의 흠결과 절차적 문제에 따라 심사를 유보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입당과 복당을 하고도 지구당으로부터 "환영"을 말 한마디 듣지못하고 있는 6명의 무소속 동구의원들.
민주당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입당과 복당을 하고도 지구당으로부터 "환영"을 말 한마디 듣지못하고 있는 6명의 무소속 동구의원들.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들 의원들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지구당위원장이었던 이영일씨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이씨와 함께 공천을 받은 김경천 의원에 대한 반발로 탈당해 지금까지 무소속 구의원으로 활동해 왔다.


이들 의원과 함께 심사위원회는 입당을 신청한 주동연 의원과 정미용 의원에 대해서도 '입당 유보' 결정을 내렸다. 심사위원회는 "당의 화합을 위해 일정기간 신뢰기간을 두기로 결정하고 당우(黨友)로서 활동토록 권고하고 상호신뢰가 담보되는 대로 정식 입당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심사위원회는 "입당심사에 앞서 해당 동인 (민주당)지산1동협의회장과 서남동 동협의회장으로부터 이들 의원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한편으로 이들 의원의 입당과정과 배경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심사 과정을 덧붙였다.


민주당 당헌 제5조 '우리 당의 강령과 기본정책에 찬동하고 그 실현에 협력하는 개인 또는 단체는 당규에 정하는 절차에 따라 당우(黨友)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아리나 학회로 치면 준회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사자들 "이해안간다, 그러면 사당이지 공당아니다"

'입당 유보'에 대해 주동연 의원은 "아직 통보받은 바 없다"면서 기자가 심사위원회 결과를 설명하자 "민주당에 뜻이 있어서 입당을 하려는 것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주 의원은 "당의 동협의회장이 반대한다는데 당헌에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대국적인 측면에서 받아줘야지 동협회장이 반대한다고 유보하면 사당(私黨)이지 공당(公黨)아니다"고 비난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심사과정에서 정경준 지구당 사무국장, 임종율 부위원장 등이 별도로 입당을 신청한 두 의원을 만나 '지구당의 새로운 리더십 창출'에 대한 뜻을 물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리더십은 김경천 의원이다"면서 "민주당이 분당되고 지역당으로 깨지는 상황에서 동구에서 민주당의 새로운 바람을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복당을 신청했다가 심사 자체가 유보된 박태성 동구의회 의장은 "서약서는 내일까지 제출하기로 했다"면서도 "받아들이고 말고는 김경천 지구당위원장이 할 것이다"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박 의장은 김경천 의원과 민주당 경선을 준비 중인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을 겨냥해 "두 사람의 힘의 논리에 의해서 우리들의 입당 취지가 희석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고검장을 향해 "우리가 가진 지향점과는 다르게 언론플레이를 해서 불편하고 수용하기 어렵다"고 힐난했다.

김경천 의원. 입당을 선언한 기초의원들이 말하는 '지구당의 새로운 리더십' 발언에 민감한 반응이다.
김경천 의원. 입당을 선언한 기초의원들이 말하는 '지구당의 새로운 리더십' 발언에 민감한 반응이다.오마이뉴스 안현주
이어 박 의장은 "서약서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잘못을 인정하라는데 우리가 퇴출된 것도 아니고 위원장(탈당 당시 이영일 전 의원) 공천이 안되니까 도의상 동반탈당한 것이 잘목된 것이냐"고 되묻고는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인데 그 내용을 가지고 다른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민주당 지구당 관계자는 "탈당해서 복당할 경우, 그 과정에 대한 심사가 좀 있어야 하지만 입당의 경우에는 당의 정강에 찬성하는 사람이면 입당을 허용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면서 "동협의회장의 반대만으로 유보 결정을 한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6명의 기초의원들이 복당·입당을 선언하자 김대웅 전 고검장측은 곧바로 논평을 발표하고 "이번 무소속 구의원들의 입당은 호남정치 1번지인 동구의 자존심을 드높이기 위한 김 이사장의 노력의 결실이자 구의원들의 용기가 만들어낸 쾌거"라고 환영했다.

김경천 의원에게는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들 기초의원들의 입당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명의 의원은 자신이 16대 총선 광주동구 공천자로 확정되자 이에 반발해 탈당한 의원들이고 특히 김 전 고검장측의 권유에 의해서 복당을 결정한 것은 자신을 겨냥한 조직적 움직임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 당헌 제4조에는 당원의 자격에 대해 '법령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강령과 기본정책에 찬동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당규에 정하는 절차에 따라 당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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