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에 열린 우리당 연찬회에서 김원기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 시기를 둘러싼 열린우리당내 의원들간의 논쟁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의 입당을 총선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노 대통령 총선활용론'에서부터 "노 대통령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온정론'까지 각양각색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 8일 "이런저런 요청이 있지만 소위 비리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 국민의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입당을)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며 입당연기를 시사했음에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노심(盧心)의 진의를 살피며 당내 논쟁을 계속 이어갔다.
특히 지난 8일 저녁에 시작해 9일 새벽까지 이어진 의원연찬회에서 우리당 의원들은 입당 시기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 빨리 힘합쳐 국정운영 한 축 형성해야"
8일 밤 9시께 연찬회 도중 노 대통령의 입당연기와 관련한 발언을 전해 들었던 김근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예산이나 주요 법안이 통과된 뒤에 입당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조기입당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우리당에 대통령의 입당이 필요한 것은 서로가 협력하며 난국을 정면 돌파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총선 승리를 이루자는 데 있다"며 "당정 분리를 통해 대통령의 영향력은 평당원 수준으로 하되 당정협의를 통해 당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정치지형을 만드는게 민주개혁세력의 총선 승리를 담보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봉균 의원도 "우리당이 정치개혁의 깃발만 든다고 국민들이 다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앞으로 대통령 임기가 4년 이상 남아있는 이상 정부, 여당이 힘을 합쳐 국정운영의 한 축을 만드는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기입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수 의원은 9일 오전 중앙상임위원회의 전 기자들에게 "특검이 내년 총선 때 끝날 텐데 입당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느냐"면서 "내일 회의(중앙위원회의)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적절한 방법을 택해 청와대에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한 의원은 "대통령이 오지 않겠다고 하면 우리가 지지하지 않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농담조의 협박성 발언을 통해 조기입당론에 힘을 보탰고, 다른 한 의원은 "대통령과 빨리 의견을 조율해서 당도 대통령도 모두 고통받은 국민 곁에 다가가는 모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