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에라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되는대로 하자.'
첫 번째 주인공인, 3만 번째 뉴스게릴라 장생주씨부터 스튜디오로 직접 나온 1부 마지막 손님 <오마이뉴스> 최경준·손병관 기자까지, 정신없이 1부 순서가 이어졌다.
다행히 큰 실수나 사고는 없었다. 오 대표가 뉴스게릴라들에게 연이어 "날씨가 어떠냐"고 묻는 바람에 일부 청취자들로부터 '기상캐스터냐'는 불평(?)을 들은 것만 뺀다면, 또 내가 "아-아- 여기는 편집부, 뉴스게릴라 나와라 오버!"라고 멋지게 했어야할 것을, "뉴스게릴라 나와라 오버?"(나오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라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억양을 사용한 것만 뺀다면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실수를 다독거려주듯이 '꽃다지'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2부 역시 경쾌한 구호로 시작되었다. 2부의 첫 순서는 세계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뉴스게릴라들을 만나보는 '지구촌 뉴스게릴라'였다. 이때부터 전화 상태가 나빠졌다.
그렇지 않아도 '다음에 어떤 질문을 과연 누가 할 것인가'에 신경 쓰느라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우리는 대화의 맥락과는 동떨어진 질문들을 던져 댔다. 이를테면 계룡부대 정훈과장인 조원호 뉴스게릴라에게 군인으로 기사를 쓰는 어려움을 물었다가 갑자기 사병들의 인터넷 사용 현황을 묻는 식이었다.
그 와중에도 오 대표는 부지런히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은 네가 해'라는 뜻이었다.
한편으로는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기도 했다. '스캔들 혹은 로맨스'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로 했던 지요하 기자는 막상 방송에 들어가자 다른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이메일을 보낸 '20대 여자'가 등장해야 할 순간에도 해외 각국에서 쏟아지는 메일 자랑이 계속 이어졌다. "스캔들 이야기는 왜 안하냐"고 묻자 그때야 겨우 제자리를 찾았다.
어느새 두 시간여의 '뉴스게릴라 습격사건'은 끝났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좌충우돌, 쪽지의 난무, 손짓의 향연, 어색함의 심화 발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대표와 나는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애초부터 프로 흉내를 낼 수도 없었거니와 그럴 마음도 없었던 우리들이었기에 어설프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격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우리의 습격사건이 '오연호 송민성의 싱글벙글쇼'가 아닌, '체험 뉴스게릴라의 현장'으로 끝이 났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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