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공을 굴려라"

볼링 고교부 1위 남대전고 김태환군

등록 2003.12.16 10:31수정 2003.12.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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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볼링 고교부 1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남대전고 김태환군

볼링 고교부 1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남대전고 김태환군 ⓒ 권윤영

눈앞에 펼쳐진 열개의 핀. 날카로운 시선은 오직 핀을 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트라이크와 거기서 오는 쾌감과 희열. 볼링의 매력을 꼽는데 이를 주저할 사람은 없을 터.


볼링 세계에 입문한 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고교생이 있다. 몇 달 전 열린 삼성생명배 전국 우수고교 볼링대회에서 개인전과 마스터즈에서 1위를 차지한 실력파 선수, 김태환(남대전고 3학년)군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열린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볼링대회에서도 2관왕에 오르기도 했던 그의 애버리지는 200정도다.

볼링소년 태환군 역시 "스트라이크를 치면서 통쾌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날리기도 하죠. 볼링 3게임만 치면 조깅 20분, 싸이클 15분한 운동효과가 있어요"라며 볼링의 매력을 설명했다.

"선생님께서 볼링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권하셨습니다. 그 전에는 볼링 근처에도 안 가봤고 볼링이 공을 굴리는 운동이라는 것 밖에 몰랐었죠. 선생님과 볼링장에 가보고는 재미있겠다는 생각과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중학교 2학년 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얼떨결에 시작한 볼링이건만 그 한순간의 선택이 그의 인생을 볼링 레인 위에 올려놓기 충분했다.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통령기 청소년부분에서도 중등부 신기록을 세웠고 볼링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청소년 국가대표 자리를 따냈다. 그 역시 놀랐다. 만 24세까지 선발하는 청소년대표 선수 중에서도 가장 어린 나이였다.

남들보다 빨리 배운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자신도 이렇게 될지는 몰랐다는 태환군은 공 굴리는 것에 타고 난 것 같다는 농담 섞인 말을 던졌다.


우연히 입문한 볼링세계에서 그는 지금껏 별 탈 없이 순탄한 길을 걸어왔지만 올해에는 청소년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처음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손가락 엄지 쪽에 부상을 당했어요. 시합도 안 되고 손도 아파서 힘들었죠. 대표선발전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선발되지 않을 줄 알면서도 끝까지 경기에 임했습니다. 속도 많이 상했어요. 하지만 그동안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자만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이 없어진 것 같아요."


a 볼링부 담당인 남대전고 성이재 교사와 태환군.

볼링부 담당인 남대전고 성이재 교사와 태환군. ⓒ 권윤영

그가 볼링을 하면서 제일 힘든 부분은 체력이다. 하루에 10게임을 칠 때도 있고 단체전 6게임을 하면서 여섯 시간 동안 서있는 것은 기본이다.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게임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면 더욱 지치게 된다.

“학교를 다니면서 체력 훈련을 받기도 했어요. 볼링공을 들고 축구도 하고 모래 20㎏가 들은 배낭을 메고 보문산을 뛰어다니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하고 나서는 체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고교시절을 볼링과 함께 보내며 오전은 학교 수업을 받고 오후는 운동을 하는 생활에 여느 아이들보다 공부가 쳐질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하고 마음껏 어울리지도 못했던 생활이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볼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올해 수학능력 시험을 치루고 대학진학을 준비 중인 태환군은 대학에 입학 한 후 볼링 외에도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대학교수나 고등학교 교사가 돼서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또 다른 꿈이다.

“볼링을 하면서 짜릿했던 순간을 많이 느껴요. 볼링핀 한 핀으로 승부가 왔다 갔다 하곤 하죠. 대학에 진학한 후 국가대표가 돼서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꼭 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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