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산타가 되어주세요

[포토] '희망'이라는 해열제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등록 2003.12.18 14:58수정 2003.12.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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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올해 크리스마스는 유난히 춥기만 합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유난히 춥기만 합니다 ⓒ 강현식


올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도통 경기가 풀리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들의 세찬 거부에 떠밀려 시끌벅적한 캐롤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겨울입니다.


예년과 똑같이 첫눈은 어김없이 내렸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행렬은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에 눈길을 던지며 지나가지만, 쩡쩡 얼어붙은 마음들을 물리치기엔 올 한해는 유난히 춥기만 합니다.

a 거리를 지나는 행렬들은 바쁘기만 합니다

거리를 지나는 행렬들은 바쁘기만 합니다 ⓒ 강현식


불법대선자금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정치도 싫고, 신세진 친구에게 점심 한번 변변히 대접해줄 수 없는 경제력도 싫고, 더 나은 세상을 찾아 멀리 이민을 떠난 이웃이 부러워지는 이 때, 주제넘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a 주머니가 비어 있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주머니가 비어 있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 강현식


a 우리에게 성탄절은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성탄절은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 강현식


주머니 탈탈 털어 천원에 한 접시 하는 떡볶이를 한 입 가득 넣고는 씨익 웃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요? 사나운 추위가 물러가면 이 시간도 추억이 된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a 쩡쩡 얼어붙은 마음이 황량할 수도 있습니다

쩡쩡 얼어붙은 마음이 황량할 수도 있습니다 ⓒ 강현식


a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도 있습니다 ⓒ 강현식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주고 가신다는 산타 할아버지를 직접 보신 적이 있습니까? 어릴 적, 서로 자기 머리맡에 좀더 커다란 양말을 걸어두기 위해서 동생과 싸우던 시절이 있습니까? 눈을 감고 100까지 세기도 전에 동화책에서나 보던 뚱보 산타 할아버지가 바로 우리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안 것은 몇 살 때였나요?

어렴풋이 그 때가 생각나신 분들이라면 가까운 팬시점에 들러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빠서 서로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던 식구들, 연락 한번 못해본 동창생, 또 직장에서 매번 마주치는 동료들에게 내가 느끼는 작은 크리스마스를 선물해보면 어떨까요?


a 아버지가 산타였다는 사실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산타였다는 사실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 강현식


a 누군가에게 희망이라는 해열제가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희망이라는 해열제가 되고 싶습니다 ⓒ 강현식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분명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감기처럼 우리에게 달라붙어 있는 시름들을 잊게 해주는 해열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비록 화려한 크리스마스는 될 순 없지만, 자그마한 카드 속에 담긴 우리의 말 한 마디가 유난히도 그리운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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