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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중학교, 환경 모의재판... 무분별한 환경파괴 스스로 깨우쳐

등록 2003.12.24 01:20수정 2003.12.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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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에 살고 있는 532종의 생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 갯벌은 보전돼야 한다."

중학교 학생들이 최근 일련의 환경파괴사건에 대해 형사 모의재판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성세대들의 무분별한 환경파괴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들은 바로 전남 광양제철중학교 학생들.

이 학교는 지난 18일부터 사회과 정규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환경보전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새만금 갯벌 생물들의 생존권 투쟁', '부안 위도 핵폐기물 시설 유치' 등 5가지의 환경파괴 사건에 대해 형사 모의재판을 실시하고 있다.

6, 7명을 조별로 편성한 학생들은 5개 분야별로 환경파괴 형사 모의재판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재판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각 지역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생물들을 의인화시켜 재판에 등장시킴으로써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중학생 재판부는 광양만의 오염 시멘트(가칭) 오폐수 무단방류 사건의 경우 광양만권의 적조현상과 이 곳에 살고 있는 물고기와 조개, 철새 보호 등의 이유를 들어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만금 갯벌생물들의 생존권 투쟁사건에 대해서는 새만금 갯벌에 살고 있는 532종의 생물들의 아우성을 재판부에 전달해 이 갯벌의 보전함이 타당하다는 선고를 내리게 했다.


특히 부안 위도 핵폐기물 시설 유치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종규 부안군수의 핵 폐기장 위도 유치가 타당한지(부안주민의 이익과 의견수렴의 타당성)와 핵폐기물의 유해성에 대해 전문가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재판의 열기를 더했다.

이밖에 천성산 무제치늪의 도롱뇽 생존권 투쟁사건은 이 산에 살고 있는 꼬리치레 도롱뇽을 등장시켜 늪지를 살려 달라는 한국고속철도 공단을 대상으로 갑론을박을 벌였고, 해남 고천암 가창오리 농작물 습격사건은 수십만의 가창오리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자 농부들이 가창오리를 살상한 사건으로 농민의 재산권과 조류의 보호 권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재판에 참여한 학생들은 “형사모의재판을 통해서 재판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됐고, 특히 나 자신이 의인화된 생물들이 돼 재판에 임함으로써 인간들이 무고한 생물들을 얼마나 괴롭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깨우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러한 형사모의재판을 5년째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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