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성희롱 발언' 이경재 의원 여성부 시정신청

등록 2003.12.26 11:24수정 2003.12.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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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 성폭력사건 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성희롱' 발언을 문제가 되고 있는 이경재 의원을 여성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 성폭력사건 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성희롱' 발언을 문제가 되고 있는 이경재 의원을 여성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오마이뉴스 이성규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위원장 배기선·이미경, 이하 성폭력사건대책위)는 26일 오전 11시30분 김희선 의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 발언을 내뱉은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여성부에 시정신청을 냈다.

또한 성폭력사건대책위는 이날 오전 "김희선 의원에 대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그냥 묵과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시정신청서 접수와 함께 이경재 의원의 국회 정개특위 한나라당 간사직 및 의원직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시정신청장이 접수되면 여성부는 담당 조사관을 배정해 조사 제외사건인지 여부를 판단한 후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 관련법에 따라 조사는 90일 이내에 끝나야 하며 조사 결과는 남녀차별위원회에 상정돼 위원회가 성희롱 여부를 가리게 된다.

성희롱임이 판명되면 남녀차별개선위는 해당 기관장에게 시정조치 권고를 하게 되나 이번 사건의 경우 국회의원은 본인이 곧 독립된 헌법기관이므로 이경재 의원에게 바로 시정조치를 권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사건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을, 그것도 동료 의원을 천박한 성희롱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기가 찰 노릇이지만, 국회를 마치 자기들의 안방쯤으로 여기는 거대야당의 오만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특히 "이번 이경재 의원의 저열한 성폭력 사건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여성 비하적이고 비이성적인 문화의 반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한나라당 김모 의원은 여성 비하발언, 한나라당 출신 이모 시장의 여성정책관실 폐지, 올해 한나라당 최모 의원의 호주제폐지 반대 여성비하 발언 등 한나라당내에 시대착오적이고 차별적인 여성관이 얼마나 뿌리깊이 박혀있는지 심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이경재 의원의 의원직 사퇴 ▲최병렬 대표의 사과와 정개특위 한나라당 간사 교체 ▲국회의장의 공식입장 표명 ▲국회 여성위의 소집 등을 요구하고 이 의원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우리당 원내부대표는 전날(25일) 긴급의원총회 뒤 브리핑을 통해서도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김 부대표는 "지난 15대 국회에서 김영선 의원에게 모욕적 발언을 하여 의원직 사퇴에까지 이른 국창근 의원의 경우가 보고됐다"며 "정개특위 간사인 이경재 의원을 즉각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이경재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이경재 의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당내 남성의원들의 안일한 사태인식을 질타하는 여성 전 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여성 전 의원은 "남성 의원들의 성차별 의식에 대한 노력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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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정치개혁특별위 간사)이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을 겨냥해 내뱉은 성희롱 발언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346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총선여성연대는 26일 성명을 내 이경재 의원은 성희롱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정개특위 간사직을 사임하고 한나라당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총선여성연대는 성명을 통해 "국회의사당 내에서 여성 국회의원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더구나 정치개혁특위 간사로서 활동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씻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총선여성연대는 성희롱 발언 이후 이 의원과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총선여성연대는 "성희롱 발언 이후 이 의원이 음모론을 제기한 데 이어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의 성희롱에 계속 침묵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을 넘어 '성희롱 정당'이라는 칭호까지 얻으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총선여성연대는 "한나라당은 성희롱 발언을 하고 정개특위 간사로서 반개혁적 행태를 보여 온 이 의원을 사퇴시키고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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