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바로 내곁에 있었습니다

인도 여행에서 만난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등록 2003.12.28 22:49수정 2003.12.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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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에게

한참을 못본지라 얼굴은 희미하게 기억나지만, 조금은 슬퍼보였던 그 표정만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아마도 새로운 한 해에 대한 희망을 가져보면서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행을 하며 손때가 잔뜩 묻었지만, 행복의 의미를 일깨워 준 소중한 책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여행을 하며 손때가 잔뜩 묻었지만, 행복의 의미를 일깨워 준 소중한 책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김상욱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이맘때쯤이면 많은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한' 미래를 꿈꿔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많이 힘들어하던 모습을 떠올려보면서, 새해에 읽어볼만한 책으로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달라이 라마·하워드 커틀러 지음, 류시화 옮김, 김영사)을 권하고 싶습니다.

달라이 라마, 틱낫한 같은 분들이 쓴 책들이 내용은 좋지만 실천은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내용 자체가 조금 따분하다고 표현해도 될까요? 어쩌면 필자들처럼 살 수만 있다면 종교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쉽지는 않지만, 한번쯤 되새겨볼만한 내용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몇 년전 화제가 됐던 책입니다. 저는 인도여행을 떠나면서 이 책을 챙겨가지고 갔답니다. 밤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틈틈이 읽었습니다. 더럽고 불편한 것도 많았던 인도여행이었지만, 저는 그속에서 큰 행복을 느꼈답니다. 인도라는 배경도 너무나 좋았지만,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이 함께 했기에 그 행복은 훨씬 컸습니다.

사실 인도로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제 자신은 그리 행복하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꼭 불행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행복은 먼 미래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오히려 가지지 못한 무엇인가를 아쉬워하면서 힘들어하지는 않나요?

사람들은 보통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왜 나한테만 이런 고통이 찾아왔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고통을 겪게 될 때에는 누구나 주관적이 되나 봅니다. 내게 주어진 고통은 마치 세상속에서 나만이 가진 것처럼 힘듭니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읽으면서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은 세상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 그저 하나일 뿐'이라는 글귀만큼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나만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일부분을 내가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나의 고통은 어쩌면 하찮은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이렇게 마음먹고 나니 마음이 편해질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늘 강조합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 마음먹기에 따라서 누구나 행복해 질수 있는 것이라고. 어쩌면 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누구나 이미 알고있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소하게 보이는 이 진리를 잊고살기에, 우리의 삶은 각박하기만 한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에게는 욕심이란게 늘 있게 마련입니다.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만족하기 어려운게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자가 강조하는대로 작은 것에 만족하고 편하게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도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한 여행자가 떠오릅니다. 입맛이 맞지 않아 고생하다가,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아! 행복해" 하던 그 표정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 들었던 '행복'이라는 단어가 지금도 귓가를 맴도는 것만 같습니다. 바로 내곁에 있는게 행복이었다니!

당신이 늘 가보고 싶다던 인도에서 저는 행복을 가득 담아왔습니다. 지금도 인도를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인도 덕분에, 그리고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덕분에 저는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었습니다. 새해에는 조금 더 밝은 얼굴로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기를 멀리에서나마 기도하겠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김영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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