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행복은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어떤 이는 행복은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행복은 물질(돈)에 있다고 굳게 믿으며 그것에 목숨을 건 듯한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의 초점도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데 있다. 물론 행복이라는 주제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와 깊이가 천차만별이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에서는 행복해지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 대하면서 그것을 극복해냈던 한 인간의 삶, 좀더 정확하게는 영적 지도자의 삶을 살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행복은 각자 챙겨야 할 몫이라는 점에서 볼 때 그 이유는 좀더 선명해 보인다.
이 책에서 달라이 라마와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는 하워드 커틀러 박사는 서양문명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그는 계산적이고, 교과서적인 질문을 통해 동양에서 온 영적 지도자의 행복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워드 커틀러 박사의 '계산적인 질문'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서양의 정신의학자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다소 포괄적이긴 하지만, 결코 핵심을 벗어나지 않는 답변으로 일관한다.(문답 내용을 여기에 옮길 수는 없지만, 이 책에서 거틀러 박사가 의도적으로 던지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답변은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또 커틀러 박사가 정신과 의사로서 경험했던 임상 사례는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구체화 시키는 구실을 한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종교(불교)적인 수행 과정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그 끝은 모든 종교를 초월하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로 귀결된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다. 종교를 믿든 안 믿든, 또는 어떤 종교를 믿든 우리 모두는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행복은 각자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믿음이다."(달라이 라마)
이 문장은 책의 서두에서 발췌한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이 문장이 어떤 빛을 내고 있는지는 책을 읽으면서 알아볼 일이겠지만,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삶에서 쉽게 풀리지 않는 고통들 즉 슬픔, 분노, 불안 등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풀어가는 한 영적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김영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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