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세상'을 이끌고 있는 이재영 회장황원판
그 이유를 묻자 이 회장은 "사실 어젯밤, 그동안 우리가 도와오던 한 학생이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연락을 받고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병이 나은 어린이를 보면 무척 기쁘지만, 어제처럼 꿈 한 번 펴보지도 못하고 치료 도중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를 보면 내 자식을 잃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치료 중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혜경이, 호원이, 주완이, …. (솟구치는 슬픔에 잠시 말을 못하다가) 이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노래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공연이 아픈 아이들에게 큰 힘은 될 수 없지만, 우리의 돕고싶은 '마음'이나마 전달되어 조그만 희망과 용기는 줄 수 있다고 믿기에 이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겉모습은 흔히 말하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처럼 보이지만, 꺼져 가는 어린 생명이 안타까워 눈시울을 적시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년의 이 회장 모습에서 진정한 이웃사랑과 자상한 인간애가 느껴진다.
이 회장은 이러한 '어린 생명 살리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500여회 자선공연을 부산·경남지역에서 해왔으며, 그 수익금 전액인 약 2억1천만 원으로 200여명에게 치료비를 도왔다. 지난 한 해 동안만 부산·경남지역의 환아 총 15명에게 1129만 원의 치료비를 남모르게 지원하였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자 이 회장은 자신의 선행을 남에게 밝히기를 무척 쑥스러워 하며 밝히기를 꺼렸다. 하지만 '병마와 싸우는 환아들을 위해 소개하고 싶다'는 기자의 간곡한 부탁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15년 전 서울에 갔다가 우연히 듀엣 '수와 진'의 심장병 어린이 돕기 자선공연을 보고 이 일을 꼭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사실 '음치'이기 때문에 직접 노래를 할 수 없어 고민하던 중, 당시에 제가 운영하던 레스토랑 한 쪽에 무대를 만들어 놓고 저와 뜻을 같이 할 무명가수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부를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신 자선공연 봉사를 나간다는 조건이었죠."
"이렇게 하나, 둘 모여든 봉사자들이 첫 공연을 시작한 것은 1998년 2월 14일입니다. 출범 초기에는 주로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장애노인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다가 치료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백혈병 어린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백혈병·소아암 환자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음악세상'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백혈병·소아암 환아들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자 지금까지 자선음반 1·2·3·4·5집을 발표하여 수익금을 전액 지원하였고, 저희 음악세상 출신가수 '준'(JUN)과 양선호도 뜻을 같이하여 음반판매 수익금을 치료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4년 새해 소망을 묻자 이 회장은 다음과 같이 우리 사회와 국가의 소아암·백혈병 어린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골수기증 동참을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