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5대 뉴스,액땜인가,악몽인가?

고속철 역명 분쟁에서 분신자살까지 암울한 뉴스가 대부분

등록 2003.12.29 11:11수정 2003.12.29 14:17
0
원고료로 응원
서로간 상처만 남긴 천안과의 고속철 역명 분쟁부터 시작해 일명 '원철희 사건'으로 1년간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이 지낸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다.

열악한 노동현실을 대변해줬던 노동자 분신자살,농가에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돼지콜레라 사건 등 2003년 한해동안 암울한 뉴스가 대부분이었던 아산시. 그나마 위안이라면 지역 최대 문화축제인 '온양문화제'가 43년만에 정부지정 전국축제로 승격된 소식이다. 아산시 5대 뉴스와 뉴스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을 선정해 봤다.

상처뿐인 고속철 역사명 분쟁

지난 5월7일 아산시민 5천여명이 과천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가졌던 건교부 결정에 항의 집회 장면.
지난 5월7일 아산시민 5천여명이 과천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가졌던 건교부 결정에 항의 집회 장면.박성규
올 해 아산시의 최대 이슈는 고속철도 역사명 투쟁. 지난해 건교부의 아산만권 신도시 개발계획과 관련, 경부고속철도 첫기착지인 4-1공구 역사명칭 ‘천안역’ 표기가 발단이 돼 벌어진 역사명 관철 투쟁은 1년여가 넘는 시간동안 상대 지자체인 천안과 분쟁을 초래했다.

본격적인 대립관계가 형성되며 감정싸움이 벌어진 것은 지난 4월23일 건교부 산하 ‘고속철도역명칭지명위원회(위원장 도수희)’의 3차 회의에서 역사명이 ‘천안아산역’으로 결정되면서부터다.

이후 아산시민들은 지난 4월24일 ‘아산역 사수 투재위원회(위원장 전영준)’를 결성하고 다수의 집회 등 건교부, 천안시, 충남도를 상대로 ‘아산역’명 관철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8월26일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아산 투쟁위의 조정 요구 각하, 8월28일 건교부의 ‘천안아산역’ 역명 결정, 10월22일 병기명칭 주민투표(결과 수용 우세), 11월20일 건교부 역명 ‘천안아산역(온양온천)’ 확정 발표 등의 차례를 거치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투쟁위는 헌법재판소와 행정법원에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청구한 상태.


원철희 국회의원 의원직 상실

지난 4월8일, 4년여간의 기나긴 재판을 끌어오던 원철희 전 국회의원이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을 받으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사건과 관련, 원철희 전 의원은 사퇴시한을 넘기면서까지 의원직을 고수, 보궐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돼 아산시는 역대 최초로 1년여간 국회의원 없이 지내는 진기록을 남겼다.


비극적 노동현실 개탄 이해남씨 분신

올 아산시에서 발생한 사건중 가장 끔찍한 사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세원테크지회 이해남 지회장(사진왼쪽)의 분신 자살 사건은 지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분신자살을 타 도시 얘기로만 인식하던 지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해남 지회장은 지난 8월26일 파업 과정에서 사망한 세원테크 계열사인 세원정공(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의 노조 간부 이현중(사진 오른쪽)씨의 죽음에 대한 회사 측의 책임을 묻기 위해 10월23일 천막농성을 벌이다 공장 내로 진입, 인화물질을 몸에 뿌리고 분신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이 지회장은 지난 11월17일 패혈증 악화로 끝내 숨졌다.

온양문화제 43년만에 전국축제 승격

지난 8월2일, 올해 교육문화축제를 테마로 진행된 온양문화제가 43년만에 지역축제에서 전국축제로 승격되는 기쁨을 누렸다. 정부로부터 ‘2004 상반기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받은 것. 고속철도 역사명 분쟁으로 시민들과 선정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아산시는 전국축제로 손색없는 행사를 치르기 위해 축제명을 ‘성웅 이순신 축제’로 바꿨으며, 성공 축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산시는 가을, ‘온천축제’ 개최 계획도 갖고 있다.

농가 울린 돼지콜레라

지난 3월21일 경기도 S축산에서 매입해 온 돼지 10마리가 콜레라 양성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이날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신창면 소재농가의 돼지 9백31두가 살처분되는 고통을 겪었다. 이날 농가들은 자신이 애지중지 길러온 돼지들의 살처분 광경에 피눈물을 쏟으며 정부의 획기적인 축산정책 마련을 강력히 호소했다.

뉴스인물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용래, 이해남, 김재봉, 전영준씨.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용래, 이해남, 김재봉, 전영준씨.박성규
김용래 = 지난 6월13일 아산시청 지하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를 끝으로 시민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김용래 고속철도아산시대표 역사명칭선정위원. 한때 역사명이 ‘천안아산역’으로 결정되는 과정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 ‘아산역’명 관철 실패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으로 애를 먹은 장본인이다.

이후 신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며 얼마 전까지는 아산지역 국회의원 출마 하마평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현재는 잊혀진 인물로 호사가들의 입에서조차 듣기가 힘들다.

이해남씨 가족 = 부인 김모씨와 두 아들은 이해남씨를 떠나 보내고 힘든 나날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보증금 80만원에 13만원짜리 월세방에서 지내는 가족들은 그나마 이씨가 벌어오던 80∼90만원의 생계유지비도 끊긴 현재 암담한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생계도 큰 문제지만 가족들의 정신적 지주로 안정을 지켜주던 이씨의 사망으로 불안한 삶을 지탱하고 있다.

영결식 이후 자세한 근황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가족들의 고통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듯하다.

전영준 = 아산역 관철 투쟁과 관련, 김용래씨가 역명 선정과정의 책임을 질타당했다면, 전영준씨는 부실하고 투명하지 못한 투쟁 과정으로 힐책을 받았다. 역사명이 확정된 현재, 아산역 사수 투쟁위원회의 집행예산 결산 및 투쟁일지 작성 등 청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집행부 인물들이 각자 위치로 돌아간 현재 끝까지 투쟁위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인물.

전 위원장은 투쟁위가 청산되더라도 끝까지 아산역명 찾기 투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한동안 실패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으로 힘든 날을 보내던 그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투쟁에 쏟은 노력에 대해 일부 공로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온양문화제 전국축제 승격 일등공신들 = 43년만에 처음으로 온양문화제를 전국축제로 승격시키는데 공을 세운 이들은 지금도 대부분 내년 43회 축제를 위해 쉴 틈 없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선장격인 강희복 아산시장을 비롯해 김종원 행정국장과 강신갑 문화관광과장, 당시 행사팀장을 맡았던 유금봉 면장(탕정면)과 임헌영 지원팀장(문화예술담당) 및 원찬재, 김용환, 장경진, 윤준상, 장기승 상근위원 등 일명 ‘지하벙커 속의 전사들’이란 닉네임으로 불린 이들이 그들. 내년 ‘성웅 이순신 축제’로 거듭나는 온양문화제를 성공축제로 이끌기 위해 잠시의 여유도 없이 지내고 있다.

김재봉 = 6·13 지방선거에서 허위·유사학력 기재로 선거법을 위반, 기소돼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가 선언됐다. 이후 재선거에서 김광만(전 인주면 시의원) 후보가 당선돼 김재봉 전 의원의 지역구를 접수했다. 김 전 의원은 큰 활동은 없으나 간간히 지역 행사장에서 눈에 띄고 있다.

농협비리혐의로 기소된 모조합장 = 농민으로 위장, 대출비리(농업경영개선자금 불법대출 및 유용 혐의)를 저질러 기소됐던 G조합장은 선고공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며,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조합장은 현재도 계속 근무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3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4. 4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5.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