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도 꺼지지 않는 한 교장 선생님의 교육열

부의금 4천여 만원, 학교 장학기금으로 전달

등록 2003.12.30 14:23수정 2003.12.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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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 조규옥 교장.

고 조규옥 교장. ⓒ 김준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통일초등학교 조규옥 교장(曺圭玉)이 12월 16일 교장직무연수 출장 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하다 지난 21일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유족들이 부의금 4천여만원을 제자들을 위해 학교 장학기금을 출연한 사실이 밝혀져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유족들은 29일 가족회의를 열고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에 뜻을 펼친 고인의 뜻을 기리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고향인 통일초등학교 후배 어린이들을 위해 부의금 전액 4천 26만원을 학교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故 조규옥 교장은 1942년 8월 26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 163번지에서 4남1녀 중 4남으로 태어나 탄현초등학교를 거쳐 문산중학교와 문산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5년 인천교육대학을 졸업했다.

초등학교 시절 한운 조석훈 선생께 한학을 배우기도 했던 조 교장은 1969년 수당 윤수용 화백의 맏딸 윤덕순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명현, 주현 2남을 두었다.

a 학부모 연수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고 조규옥 교장.

학부모 연수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고 조규옥 교장. ⓒ 김준회

조 교장은 1996년 9월 1일 전도 최초 초빙교장제 시범학교인 고양 고양초등학교로 부임해 학교 편의주의식 교육에서 교육수요자 중심교육으로 전환을 시도해 초빙 교장의 새로운 장을 열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0년 9월 1일 초빙교장 임기 4년을 마치고 신설학교인 파주시 탄현면 통일초등학교장으로 부임한 조 교장은 고향에서 교육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교편을 잡아왔다.

조 교장은 교직원들에게도 인화를 중심으로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역할분담을 통한 시스템 중심 학교 경영으로 선생님들에게서 존경을 받아 왔다.


특히 조 교장은 전 교직원들이 올 해 3월부터 매월 10만원씩 정립해 정년퇴임 전 해외여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극구 만류한 뒤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내년 2월 6일부터 2박3일 간 제주도 여행
a 학습도움반 어린이들과 함께한 고 조규옥 교장.

학습도움반 어린이들과 함께한 고 조규옥 교장. ⓒ 김준회

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 교장은 지난해 말에는 학교 자체 예산 4000여 만 원을 들여 50평의 유휴 교실에 최첨단 어학실을 꾸민데 이어 특별교실 14실(과학실·보건실·전산실·예절실·컴퓨터실·도서실·음악실·미술실·어린이회의실·스카우트실·상담실·강당·자료실)도 마련해 지금까지 학교 경영에 대한 공로로 올 10월 제1회 파주교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규옥 교장은 38년 10개월을 교직에 몸 담았으며 정년을 8개월 남기고 동료들과 제자들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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