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아픔 딛고 희망의 2004년으로

2003 영월 군민을 위한 송년 음악회 열려

등록 2003.12.30 21:35수정 2003.12.3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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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지역은 수해가 많은 지역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으로 흘러내리는 곳이 영월이다보니 물난리에 얽힌 아픔을 많이 간직한 곳이다.

지난 해 태풍 루사 때 물난리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파트 주차장까지 잠겨버렸던 기억, 그 잠긴 물 위로 널빤지와 고무 보트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 전기와 가스 공급이 중단되어 촛불 켜고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라면 끓여 먹으며 밤을 지새우던 기억들…. 올해 태풍 매미는 작년에 비해 그 범위가 줄어들었을 뿐 수해는 일부 지역을 휩쓸었다.


2년에 걸쳐 계속된 물난리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희망의 2004년을 맞이하자는 취지에서 '2003 영월 군민을 위한 송년 음악회'가 29일 저녁 7시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영월군이 주최하고 원주 지역 관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아파쇼나타 윈드 오케스트라'가 주관했다.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 영월에서 모처럼 열린 음악회였다.

이기원
'아파쇼나타 윈드 오케스트라'의 '축제의 음악'을 시작으로 음악회의 막이 올랐다. 무대 가까이에 앉아 장엄한 관악 합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청중에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더구나 연주가 끝나고 자상하게 악곡과 연주에 대해 설명해준 지휘자의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무대는 트로트 가수 배일호의 노래였다. 관악 합주 때의 정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흥겨운 무대였다. '99.9', '신토불이', '트로트 메들리'를 연이어 부르면서 청중들을 단번에 휘어잡았다. 가수의 손짓과 몸짓에 따라 관중들은 박수치고 환호하며 노래가 끝나면 앵콜을 외쳤다.

가수 신형원의 무대도 관중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개똥벌레'와 대통령 취임식에서 불렀다는 '터'를 청중들의 박수 장단에 맞춰 함께 불렀다. 분단 국가 대한민국에서 행정구역상 분단된 지역이 강원도 지역임을 상기시키면서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부르는 가수의 열정에 청중들은 저절로 동화되었다.

이기원

한국 태평무 이수자 김영아의 춤사위도 인상적이었다. 관악으로 연주하는 한국 민요 메들리도 색다른 느낌을 주었고, 그 메들리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사위가 이어질 때마다 청중들의 갈채도 이어졌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이어지던 춤사위를 보면서 전통 춤사위의 흥겨움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


두시간 동안 이어진 음악회는 '아파쇼나타 윈드 오케스트라'의 '바이브레이션' 연주로 막을 내렸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송구영신이란 말이 어울리는 음악회였다.

태풍의 피해를 딛고 살아온 과거의 아픔을 딛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송년 음악회는 저물어가는 한해와 함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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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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