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혁명 시대적 소명... 좌절 막기위해 사퇴"

[이재오 총장 기자회견] "선배들이 길 열어줘야"

등록 2003.12.31 13:37수정 2003.12.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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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총장은 3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당무감사 문건유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오후 3시25분]

"공천혁명은 시대적 소명, 좌절 막기 위해 사퇴"
이재오 전 사무총장 사퇴 기자회견


"한나라당의 공천혁명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다. 역사에 후퇴는 없다. 당과 동지들의 건승을 빈다."

이재오 전 사무총장이 당무감사 문건 파동 3일만에 모든 당직을 사퇴했다. 이번 파동으로 당내 일부 의원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아왔던 이 전 총장은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점에서 싸움은 전방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후방에서도 중요하다"며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사무총장을 그만두지만 이 당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에 대해 나는 백의종군하면서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래연대 "공천혁신 좌절돼서는 안돼"
비상대책위 해체와 총선준비위 구성 제안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는 31일 성명을 내고 "당 개혁을 위한 공천혁신이 좌초되서는 안된다"며 '미래지향적 공천혁신'의 지속을 주장했다.

미래연대는 "당무감사 결과 유출사건을 빌미로 당의 근본을 흔들고 당의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특히 당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거없는 음해로 개혁세력을 폄하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래연대는 "지금 바닥으로 떨어진 우리 한나라당의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치개혁과 인물교체를 통해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미래지향적 공천혁신은 국민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며 한나라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개혁공천'을 강조했다.

미래연대는 "공천혁신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로 당의 변화와 개혁작업이 중단된다면 우리는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재의 혼란스러운 당을 수습하고 당 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현재의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총선준비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 구영식 기자
이 전 총장은 특히 "(당무감사) 자료의 유출은 기본적으로 당의 보안 책임상 잘못이고, 그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면서도 "그 문건이 유출되어서 한나라당의 공천 혁명에 역행을 가져오고,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됐다면, 그 점에 대해서 가슴 아파 하는 것이고, 내 사퇴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고 항변했다.

또한 이 전 총장은 "당내에 있는 양심적이고 젊고 의로운 국회의원들이 새로운 정치의 주력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나이가 많고, 5·6공이라서가 아니라 한 시대를 맡았던 사람들이 다음 세대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정치인의 태도"라고 말해, 거듭 물갈이론에 불을 지폈다.

이어 이 전 총장은 "이제 당은 밖으로는 역사상 볼 수 없는 노무현 부패권력에 시달리고, 안으로는 총선 앞두고 당의 진로와 시대적 소명에 대해 개인의 사적 이익과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하나의 싸움을 걸어오고 있다"며 "백의종군하면서 당내 많은 의롭고 양심적인 정치인과 더불어 당의 역사적 소명을 다 하는데 신명을 받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총장은 사퇴성명서를 전날인 30일 오전 이미 작성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총장은 "어제(30일) 의총장에서 일어난 갈등과 표현이 도를 넘은 것도 많고, 사실이 아닌 것도 많고, 바로 그것이 지금까지 내려온 한나라당의 모습 그대로였다"며 "거기에서 과거 군사독재 정권과 싸울 때, 추운 겨울 긴긴 밤을 감옥에서 보낼 때를 생각했고, 그래서 사퇴성명서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이어 "그러나 책임질 자리에 있는 사람은 진퇴가 분명해야 하고, 진실과 관계없이 물러설 때 물러서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공천 혁명과 한나라당의 물갈이가 그런 수구적인 움직임에 좌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오 전 총장은 기자회견 도중 감정이 격해지면서 목이 메인 목소리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에는 남경필·권영진 미래연대 대표와 정병국·오세훈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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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재오 전 총장의 사퇴성명서 전문과 기자회견 전문이다.

"고목은 쓰러질 때 진동이 크고, 그 진동 뚫고 새싹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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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소장파인 정병국, 오세훈, 남경필 의원이 이재오 총장의 사퇴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이종호

사퇴 성명서

저는 짧은 기간이나마 맡은 소임을 다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노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정국을 이끌어 냈고, 공천심사위원회도 무난히 출범하였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가 검찰에 의해서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의 퇴진을 재촉하고 있다.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나라당의 국민에 대한 지도력 회복이 있어야 한다.

이제 공천혁명과 정치개혁을 통해서 한나라당이 새 시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고목은 쓰러질 때 진동이 크다. 그 진동을 뚫고 새싹은 태어난다.

당의 오늘의 모습이 한나라당의 현주소이고, 또한 이것이 우리 한나라당의 미래라면, 저는 이 보다 더 큰 것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혁명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다. 역사에 후퇴는 없다. 당과 동지들의 건승을 빈다.

2003. 12. 30 국회의원 이재오

기자회견 전문과 일문일답

"사실 이 사퇴성명서를 어제(30일) 작성해 놨다. 날짜 보면 알 것이다. 어제 아침에 맘 먹고 사퇴 성명서를 써서 주머니에 넣고 의총장에 갔다. 그런데 어제 언론인 여러분도 봤겠지만 의총장에서 일어난 갈등과 표현이 도를 넘은 것도 많고, 사실이 아닌 것도 많고, 바로 그것이 지금까지 내려온 한나라당의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거기에서 과거 군사독재 정권과 싸울 때, 그 추운 겨울 긴긴 밤을 감옥에서 보낼 때를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 내가 사퇴성명서를 거두었다.

장수는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영광이다. 이제 한나라당은 당 내부의 전쟁에 돌입했다. 우리가 지난 역사의 잘못을 털고, 지난 역사의 부끄러움을 사죄하고, 정말 이 나라에 양심적이고 깨끗한 보수주의가 거듭 태어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건강한 세력이 통일 한국을 이루고, 거기에 한나라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더 싸워야지' 이런 생각하면서 사퇴성명서를 몇 번이나 만지작거리다가 철회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싸움은 전방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후방에서도 중요하다. 이제 내가 당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그만두지만 이 당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에 대해 나는 백의종군하면서 좌시하지 않겠다. 정치인들이 자기의 잘못을 숨기고, 대중을 속이고, 그렇게 해서 자기 자리를 유지하고, 이런 정치가 21세기에서도 계속되면 되겠나.

그런 점에서 현 노무현 정권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권이 정말 자신들의 부패와 잘못을 숨기면서 대중을 끊임없이 선동하고, 그래서 자리를 유지하면 뭐하나.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당 내부의 당무감사 문건 유출에 대해, 당무감사 한 것 사실이고, 그 문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 인위적으로 작성한 것도 아니고, 당무감사는 해마다 의례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 자료의 유출은 기본적으로 당의 보안 책임상 잘못이다. 그런 자료는 유출되면 안된다. 일종의 내부 문건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내가 모든 것 안고 가겠다. 상관이 자기의 체면을 모면하려고 부하를 끌고 들어가는 것은 어리석은 장수다. 그 문건이 유출되어서 한나라당의 공천 혁명에 역행을 가져왔다면, 오히려 공천 혁명을 하는 데 역풍을 맞게 됐다면, 그 점에 대해서 내가 가슴아파 하는 것이다. 내 사퇴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당에는 이 혼란과 어려움의 현 주소를 딛고, 우리 당의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는 양심적이고 젊고 의로운 국회의원이 많이 있다. 그 분들이 한 시대의 새로운 정치의 주력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 나이가 많고, 5·6공이라서가 아니라 한 시대를 맡았던 사람들이 다음 세대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자리를 물려줄 줄 알아야 한다. 나는 그것이 정치인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러분의 도움으로 짧은 기간이나마 당에 처해진 이 위기를 저 나름대로 극복하는 데 내 신명을 바쳤다. 이제 당은 밖으로는 노무현 부패권력이 국민들에게 계속 거짓말하고도 자리를 떠나지 않는,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이런 역사상 볼 수 없는 부패권력에 시달리고, 안으로는 총선 앞두고 당의 진로와 시대적 소명에 대해 개인의 사적 이익과 개인이 갖고 있는 조그마한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하나의 싸움을 걸어오고 있다. 그것을 나는 백의종군하면서 당내 많은 의롭고 양심적인 정치인과 더불어 이 당에 있는 한, 당의 역사적 소명을 다 하는데 신명을 받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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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어제 의원총회장에서 지금 상황을 '거대한 함정이나 틀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함정이란 무슨 뜻인가.
"어제 여러 의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 사실이 왜곡됐다. 당무감사 한 것이 있고, 어떤 경로로 유출됐고…, 거기에 무슨 '공천 확실'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언론에 보도가 되니까, 그것이 마치 우리가 물갈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사전에 뿌린 것처럼…, 그 자체가 음모 아니냐. 그렇게 뒤집어 씌어서 당의 앞길을 가로막고, 당의 공천 혁명을 막으려는 의도를 느꼈다.

사실은 간단한데 그 간단한 것을 두고 전부 자기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의도로 해석하고, 기획으로 해석하고, 그것이 바로 구시대적인 요건이다. 권위주의 시대, 군사독재 시대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하는 정치다. 나는 그렇게 정치 안한다. 내가 의도적으로 물갈이하려고 했다면, 그것(자료)이 나가면 물갈이 못하는데, 사전에 가지고 있다가 공천 심사 할 때 꺼내서 보면되는 것이다. 사전에 그것을 유출했다가는 각목들고 달려들고, 당사가 아수라장이 될 텐데, 그렇게 할 사람이 누가 있나.

나는 이것이 당 밖의 불순 세력과 합작을 해서 당을 뒤집으려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나도 너무 공작정치에 길들여진 것 아닌가 해서 말은 안했다. 사퇴성명서 갖고 있었지만 그냥 접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라는 것은 책임질 자리에 있는 사람은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 진실과 관계없이 물러설 때 물러서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함정 얘기는) 어제 느낌을 말한 것이다. 공천혁명이 좌절되지 않도록 내가 좋아하는 젊은 의원들과 그 부분은 감시하고, 공천 혁명과 한나라당의 물갈이가 그런 수구적인 움직임에 좌절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시 먹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사무총장 자리에 있는 것보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더 적합하다 판단했다. 그래서 사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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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에 열린 긴급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신경식 의원과 현경대 의원이 최병렬 대표의 당무감사 문건유출 파동 대책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오후 1시30분]

'이재오 총장 사퇴'로 공천갈등 수습 시도
최 대표, 오전 긴급 상임운영위... 오후 이 총장 '사퇴'기자회견


당무 감사 결과 문건 유출사건으로 인해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최병렬 대표는 31일 이재오 총장 사퇴로 사태수습을 시도했다. 이재오 총장 역시 이날 오후 1시30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직 사퇴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최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긴급 상임운영위를 열고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저질러졌다"며 "이 문제와 관련 아무리 직접적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책임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이재오 총장과 박승국 제1사무부총장, 이재환 조직국장 등을 일일이 거론한 뒤 "당에 헌신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달리 선택할 길이 없다"며 "세 분이 정치적, 지위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적 타격을 입은 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사무처 핵심라인의 사퇴를 예고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최 대표와 이 총장의 동반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이 총장만의 사퇴로 공천갈등사태가 수습될지 미지수다.

또한 최 대표는 당무감사 결과 문건 유출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상임운영위원들에게 보고했다. 그는 "누가 중간에 수정을 하고 왜곡한 게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자세하게 이루어졌다"면서 "수정보완한 부분은 있지만 근거없이 하지는 않았다"고 일부에서 제기한 '조작설'을 부인했다.

최 대표는 이어 "지구당 면적이나 유급직원수, 경쟁자 등을 사후에 보완해 C등급이 D등급이 되거나 B등급이 D등급이 되기도 했다"면서 "이렇게 20점씩 떨어진 사람이 십수명에 이르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악의적 조작 주장은 적절치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한 당직자가 자신의 당무감사 결과의 수정을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상조사 결과 그것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후에 근거없이 수치를 조작한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유출경위에 대한 시원한 진상조사 결과는 내놓지 못했다. 그는 "내가 보고받은 것은 가로 보고서였는데 이 기사를 보도한 신문사측에 확인한 결과 세로로 된 보고서였다"면서 "가로나 세로로 자유로이 뽑으려면 CD로 가지고 나갈 때 가능한 일이지만 이것도 논리상 유추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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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의원이 당무감사 문건유출 파동에 대해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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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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