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에 끼어 있는 저자의 육필서신 윤승원
이렇게 저자의 품위와 온화한 체취가 스며있는 책들을 어찌 함부로 다룰 것이며, 세월이 지나 이제 그가 고인이 되었다고 책장 밖으로 함부로 밀어 낼 것인가.
휴일에 이런 귀한 책들을 다시금 펼쳐보면, 처음 내가 읽을 때 밑줄 쳐 놓았던 문장의 구절이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다.
책 읽는 사람의 습관이요, 굳어진 버릇이긴 하지만 이렇게 밑줄을 그으면서 읽은 책은 그 책을 선물로 준 분의 고마운 뜻과 정성 못지 않게 독자로서 웬만큼 꼼꼼히 읽었구나 싶어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밑 줄 그으며 가슴으로 느꼈던 잔잔한 감동의 순간들이 다시금 새롭게 느껴져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책 선물은 그러기에 단순히 물건의 주고받음이 아니라 영혼의 교감(交感)이다. 매원(梅園)선생이 저 높은 세상에서 생시 모습 그대로 조금은 부끄러운 듯, 당신이 보내준 책을 새롭게 펼쳐 보는 이 독자에게 그윽한 미소를 보내 줄 것 것만 같다.
* 매원 박연구(朴演求,1934-2003)
수필가이자 계간 '에세이문학' 발행인. 1963년 월간 신세계 신인작품 수필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월간 '수필문학' 주간, 한국문인협회 이사, 계간 '한국수필' 편집인, 도서출판 범우사 편집위원을 거쳐 1999년부터 계간 '에세이문학' 발행인으로 활동해 왔다. 대표작 ‘바보네 가게’(1973년)를 비롯해 ‘어항 속의 도시’,‘햇볕이 그리운 계절’,‘사랑의 발견’,‘환상의 끝’,‘속담 에세이’, ‘매원수필’,‘얘깃거리가 있는 인생을 위하여’등의 수필집을 남겼다. 평생토록 수필만을 써 수필의 장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수필문학상(1987), 한국수필문학상(1990), 한국문학상 수필부문(2001)을 수상. 2003년 3월 7일 타계
바보네 가게
박연구 지음,
범우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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