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윤이상, 아흔의 전혁림 화백과 `재회'

윤이상 선생의 30대 연주모습 담긴 희귀 사진 공개돼

등록 2004.01.02 15:22수정 2004.01.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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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왼쪽에서 첼로 켜는 사람이 윤이상이가 맞네 !"

30대 모습의 윤이상 선생을 한 눈에 알아보신 전혁림 화백이 혼자 말처럼 중얼거렸다.


윤이상 선생이 그토록 오고 싶어 하셨던 고향 땅도 밟지 못한 채 이역만리에서 한 많은 일생을 마감한 이후 한 장의 흑백사진을 통해서나마 옛 친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윤이상 선생을 비롯한 통영지역 네 분의 음악가들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최근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a 30대시절 윤이상 선생의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사진 왼쪽부터 최상한 선생, 윤이상 선생, 박기영 선생, 탁혁수 선생.

30대시절 윤이상 선생의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사진 왼쪽부터 최상한 선생, 윤이상 선생, 박기영 선생, 탁혁수 선생.

이 사진은 통영문화원(원장 김세윤)에서 주관하는‘통영 옛 사진전’을 통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통영시민문화회관 대 전시실에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원래 이 사진은 현재 서울에 거주하시는 박아무개씨가 보관하던 사진으로 수년 전 몇몇 지인들에게만 공개됐다가 이번 사진전을 위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것.

1947년으로 추정되는 이 사진은 당시 윤이상 선생의 30대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사진 속에는 윤이상 선생을 비롯한 네 분의 지역 음악가들이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역 문화계 인사 몇 분이 사진 공개를 앞두고 사진에 담긴 음악가들을 알기 위해 당시 동시대를 함께 하셨던 전혁림 화백을 찾아 문의한 결과이다. 사진 왼쪽 뒤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분이 윤이상 선생, 오른쪽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분이 탁혁수 선생, 그 뒤에서 비올라를 연주하는 분이 박기영 선생인 것으로 확인했다.


나머지 한 분은 제대로 기억하시진 못했지만 다른 지인을 통해 최상한 선생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진의 배경이 전 화백이 창작활동을 하셨던 아틀리에(당시 충무교회 뒤편 ‘키네토 사진관’2층)였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전 화백은 "그때만 해도 이 친구들이 내 아틀리에에 와서 연주를 자주 하곤 했지. 당시 이 친구들이 같이 통영에 있을 때만 해도…"라며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이 사진 한 장에 담긴 의미를, 당시 윤이상 선생의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점 말고도 이 당시가 통영이 예술문화의 도시로 불려지게 된 시발점이었다는데 그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www.tynews.net에 관련기사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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