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특별법제정추진위원회와 독립유공자유족회 관계자 20여 명이 김용균 한나라당 의원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기봉
[2신 - 저녁 6시35분]
독립유공자유족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 김용균 의원실 앞에서 밤샘 농성
5일 저녁 6시 현재 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특별법제정추진위원회(특별법 제정 추진위)와 독립유공자유족회 관계자 20여 명이 김용균 한나라당 의원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 등 4대 과거사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지만, 법안을 심사해야 할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이날 오후 1시께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은 "기자회견 전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심사소위 의원들을 만났고, 기자회견을 연 다음에도 각 의원실을 방문해 협조를 부탁했지만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며 "내일(6일)을 넘기면 사실상 특별법 제정이 물 건너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농성을 하게 됐다"고 농성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심사소위 위원장인 김용균 의원쪽으로부터는 향후 일정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이근 김용균 의원 보좌관은 "김 의원과 오전까지는 연락이 됐으나 오후부터는 연락이 안되고 있다"며 "오전까지는 김 의원이 다른 당 간사와 협의해 일정을 잡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보좌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정기국회의 본회의는 8일까지이지만, 한-칠레 FTA나 선거법 등 첨예한 법안 처리가 남아 있어 2월에는 임시국회가 다시금 열릴 것"이라며 "특별법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좀더 다듬기 위한 것이니만큼 2월 국회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2월 임시국회로 미루는 것은 특별법 무산시키려는 핑계"
이에 대해 신홍우 나라사랑국민운동협의회 회장은 "어차피 2월에 통과시킬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일정은 잡아둬야 할 게 아니냐"며 "2월에 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국회의원들은 곧바로 총선 체제에 돌입할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특별법안을 무산시키려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은희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사무국장도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주변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4번씩이나 신사참배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앞장 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역사의식이 하나도 없다"며 "오늘처럼 답답하고 분통터지는 날이 없다, 김용균 의원은 지금 반민족행위를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태준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상임대표도 "박성득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이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게 되면 조사 대상자와 후손들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고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누구에게 해를 끼치자는 것도 아니고 이득을 보게 하자는 것도 아니라 비뚤어진 역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 사초를 남기자는 취지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삼열 회장은 "김용균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사람"이라며 "김용균 의원실 관계자가 김 의원 말고 한나라당에 가서 대표나 총무와 이야기하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특별법 처리 지연이) 당 지도부 등 윗선의 개입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특별법 제정 추진위는 6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 과거사 관련 특별법 제정 지연 규탄 및 제정 촉구, 4·15총선에서 김용균 의원 및 법사위원 전원에 대한 낙선운동 등에 대한 입장을 천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