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싱커 이효리 연말 대상 휩쓸어

문화연대, 연말가요시상식 모니터 결과 발표.. 파행 '심각'

등록 2004.01.07 17:38수정 2004.01.07 18:50
0
원고료로 응원
2003년도 연말 가요시상식이 여전히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많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악보다는 주로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립싱크 가수 이효리가 연말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연대와 대중음악개혁연대모임은 지난 연말 지상파방송 3사 등이 주최한 2003년 연말 가요시상식 모니터링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a 자료제공 : 문화연대

자료제공 : 문화연대 ⓒ 석희열

이 보고서에 따르면 KBS, MBC, SBS,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KMTV, m.net 등 7개 사가 주최한 연말 가요시상식에서 이효리는 5개 사에서 대상을 휩쓸었다. 이수영과 조성모는 MBC와 일간스포츠에서 각각 대상을 받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2003년 연말시상식에서도 △나눠먹기식 상주기 △소수기획사의 수상 독점 △비주류 음악에 대한 철저한 외면과 냉대 △수상 분야의 불필요한 과다 현상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대성(DSP), SM엔터테인먼트, Mbote, YG엔터테인먼트 등 몇몇 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모든 상을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사별로 보면 SM엔터테인먼트가 16회, Mbote가 14회, DSP가 11회, YG엔터테인먼트가 8회나 수상을 해 신생 기획사들의 시장 진입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a

ⓒ 석희열

또, 연말 가요시상식을 개최한 방송사나 스포츠 연예지들이 음악성을 평가하기보다는 자사에 공헌도가 높은 가수들을 배려하다보니 엇비슷한 가수들을 끼워넣는 식의 '나눠먹기'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시상식인지 연예인 시상식인지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수상 분야가 불필요하게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 SBS가요대전 >의 경우 34개 분야에 걸쳐 시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KMTV의 <코리안뮤직어워드>와 스포츠서울의 <서울가요대상>도 시상 분야가 각각 31개와 24개나 돼 상으로 도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최측이 각종 프로듀서상을 비롯하여 '한류상', '선행상' 등 음악상과는 거리가 먼 자의적인 상을 남발함으로써 나눠먹기식 상주기의 관행에 부채질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탄탄한 음악적인 실력을 가진 뮤지션들이나 음악평론가들로부터 인정받는 앨범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한 것으로 나타나 공신력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모두 146개 분야에 걸쳐 시상이 이루어진 시상식에서 비주류음악인이 수상하거나 평론가로부터 음악적 호평을 받은 앨범과 뮤지션이 상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a

ⓒ 석희열

문화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가수로서의 기본자질을 평가하기에 앞서 대중문화의 유행을 주도한 인물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연말 가요시상식이 공정성의 추락, 편법시상, 볼썽사나운 나눠먹기, 시청자의 외면 등으로 갈수록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권위도 없고 음악도 없는 현행 가요시상식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연대는 연말 가요시상식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인 시상제도와 관련 "이번 달 말에 음악평론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담당 PD, 학계, 음악저널, 시민단체 전문가 17인이 선정하는 대안적 음악상을 발표하여 좋은 음반과 좋은 노래, 좋은 뮤지션이 제대로 평가받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3. 3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4. 4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5. 5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