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대 <동아> 기자, 전재희 의원과 총선 맞대결

"부패척결 위해 당당하게 떠난다"...열린우리당으로 경기 광명서 출마

등록 2004.01.10 23:17수정 2004.01.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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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에 맞서는 자주적인 나라, 통일된 조국을 보는 게 소원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번영과 진정한 민주화 등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16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한계를 느낄 때도 많았다. 그래서 정치권 진출을 수년간 고려했다."

a 양기대 기자

양기대 기자

동아일보 양기대(43) 기자의 출마의 변이다. 전·현직 기자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양 기자는 10일 밤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오는 12일 회사를 그만 둘 것이라고 밝혔다.

양 기자는 "민족자존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고자 노력했으나 기자생활로는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면서 "이같은 염원을 실현하고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출사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양 기자는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의 지역구다. 양 기자는 전북 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 지리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지난 88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정치부와 경제부, 사회부 등을 두루 거쳤다. 현재 사회부 법조담당 차장이다. 양 기자는 그동안의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도둑공화국>과 <문민비화 칼국수에서 IMF까지> 등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특종기자'로 유명한 양 기자는 한국기자협회의 특종상을 최다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한국기자상 2회와 이달의 기자상 7회 등 지금까지 9번의 특종상을 비롯해 한국언론대상을 받은 바 있다.

95년 법조 출입기자 시절 이형구 당시 노동부 장관 수뢰 비리 특종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한국통신 노동쟁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직 노동부 장관 비리를 정면으로 겨냥한 당시 보도는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음은 양 기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왜 정치계로 뛰어드는가.
"우리 사회와 나라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강대국에 맞서는 자주적인 나라, 통일된 조국을 보는 게 소원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번영과 진정한 민주화 등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16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한계를 느낄 때도 많았다. 그래서 정치권 진출을 수년간 고려했다."


- 언제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
"여러번 생각했지만 결심은 쉽지 않았다. 마지막 결정은 지난 연말에 했다. 올해로 43살인데 더 늦으면 이런 생각도 무뎌질 듯했다. 정치상황이 어렵지만 변화의 시기에 몸을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굳혔다."

- 지역구를 경기 광명으로 선택한 이유는.
"광명 인근 지역인 금천구 가산동에서 10년 넘게 살았다. 아마 서울 생활의 4/5 정도가 될 것이다. 아내도 광명에서 10여년간 교사생활을 했던 터라 생활적으로, 지리적으로 익숙한 곳이다. 또 고향 등 연고에 기반 두지 않고 수도권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할 생각이었다."

- 광명지역의 가장 위력한 경쟁상대는.
"아마도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있고, 부패척결과 정치개혁을 무기로 도전한다면 좋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 최근 전현직 기자들이 연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현직 기자의 정계진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데.
"언론인들이 기자생활을 하다가 바로 정치현장에 뛰어들어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같은 맥락에서 정계진출을 하는 언론인 모두에게 제기되는 비판이라면 달게 받겠다. 그러나 목표를 분명하게 세운 뒤 스스로 결심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자리를 보장받고 나가는 것과는 다르다고 본다. 내 자신의 자유로 당당하게 떠난다."

- '조중동' 기자 출신의 경우 한나라당을 입당한 사례가 많았는데.
"출마와 지금 몸담고 있는 신문사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 더욱이 신문사와 특정 정당의 관계라든지 호불호를 따지고 싶지 않다. 열린우리당을 선택한 이유는 새시대를 열어가려는 지도자와 사회변화를 이끌 만한 인물이 어떤 정당보다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당을 탈피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 동감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정치를 하려면 대의명분을 갖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정계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무엇보다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설 생각이다. 기자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부패상을 많이 목격했다. 특히 전직 대통령 등 수많은 정관계 인사들이 부정부패로 구속되는 것을 봤을 때 부패척결 없이 진정한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부정부패문제는 정치권이 제 살을 도려내지 않고서는 '백년하청'일 뿐이다. 부정부패가 정치권에 발붙이기 어렵게 뜻있는 정치권 선·후배들과 정치문화를 바꾸는데 매진하고 싶다."

- 바람직한 정치문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사안이든 국민의 편에서 격의 없이 토론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정치문화가 '선진 의회주의' 모습이지 않을까. 따라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정치문화를 이루고 싶고,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위해 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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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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