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왔다는 단순한 물리적 의미는 1년을 365일로 정해 12달로 나누어 놓고 한해의 마지막달인 12월이 가고 또 다른 한해의 첫 달 1월이 왔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무한한 우주의 시공 속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특정의 시간과 공간을 인위적으로 그어놓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며, 때론 다짐도 하고 또 지나고 나선 후회도 하는 우리 인간들 마음 말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해의 바뀜은 우리 인간들에게 일정한 의미 있을 수는 있겠지요.
지난해는 정말 우리 정신없이 보냈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정치실험의 한 해였다고나 할까요, 아님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로 해 바뀜조차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버려 다짐의 시간조차 갖지 못하고 잃어버린 시간은 아니었는지 모르겠군요.
무엇 때문이었나요? 잘못된 정치 때문이었지요. 누구 탓이었나요? 우리가 잘못 뽑은 국민의 대표들 탓이었지요. 그러니 누구의 탓도 아닌 너와 나 주권자인 국민, 즉 우리들 스스로의 탓인 것이지요.
싫건 좋건 정치는 이렇게 우리의 삶이요 생활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주체는 주권자인 우리들이구요.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고, 이러한 정치가 우리를 구속하는 일은 삶이 계속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까요.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불법정치자금으로 얼룩진 정치인·정치집단에 속들 많이 상하셨지요? 낯짝 두꺼운 그네들 꼬라지조차 보기 싫지요?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여야 할 국민대표라는 작자들이 추하디 추한 자신들의 정치생명력을 이어가겠다는 일념으로 사익에 사로잡혀 정치개혁입법을 개악으로 몰고 가려던 모습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으며, 또 어떤 다짐을 하셨나요?
'다음부터 더 이상 내가 선거하나봐라. 한 놈도 제대로 된 놈이 없어. 그놈이 그놈일 뿐이야!' 이렇게 정치에 대한 혐오감,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높은 장벽을 마음에 쌓지는 않았는지요?
그랬다면 잘못 판단하신 것입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기를 기다려 저희들끼리, 저희만의 잔치를 벌려 슬며시 다시 국민대표입네 하고 우리들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머슴 주제에 주인인 국민에게 스트레스 팍팍 주어 열 받아 쓰러지게 합니다.
오는 4월 15일이면 17대 총선, 또 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옵니다. 이번엔 물갈이가 아니라, 완전히 갈아엎어 판갈이를 하여야만 합니다. 더 이상 부정부패와 반개혁적 정치인, 지역주의를 볼모로 삼는 정치인, 민족과 인류평화에 역행하는 정치인, 남녀차별에 젖은 정치인, 분권·환경·참여의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정치인이 상판떼기 내밀지 못하도록 철저히 솎음질을 하여야지요. 정치판에 다시 얼굴 내밀어 느끼한 미소지으며 국민 약올리는 일 못하도록 원천봉쇄하여야지요.
이걸 누가 합니까? 이 나라 이 땅의 주인인 국민, 바로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합니까? 그래도 4월 15일 국민대표 뽑는 날 봄 놀이 가시렵니까? 아니지요. 그래서는 아니 되지요. 그건 국민으로서의 직무유기이지요. 암, 그렇고 말고요.
개인적으로는 오는 4월 15일이 진보당인 민주노동당도 사회당도 제도정치권에 진입하는 그런 총선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 땅에 터 잡아 살아가는 민중 중 노동자 아닌 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들도 대의기구에 당당히 대표를 내어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주장할 수 있는 그런 사회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자, 우리가 꿈꾸는 사회 함께 만들어 갑시다. 이 세상은 꿈꾸어 진정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지 가진 자의 것이 됩니다. 4월 15일 우리 국민들의 진정한 자존심을 찾는 날이 되도록 우리 손잡고 함께 나아갑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김해여성회 소식지(2004)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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