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안전한 공동체의 필요성을 주장한 조한혜정 교수송민성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사회학)의 대안공동체에 관한 특강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가 13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렸다.
기독여민회 주최로 열린 이번 강연에서 조한 교수는 가족 해체와 경제불안을 경험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작고 안전한 공동체'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조한 교수는 근대와 탈근대의 개념을 들어 문화적 활동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 즉 '서태지의 신화'가 존재하는 사회를 근대로, 그 신화가 깨져버린 사회를 후기근대로 규정했다. 후기근대 사회에서 가족은 과거와 달리 당위적 요소가 아니다. 가족 해체는 이미 진행될 만큼 된 상태이며 "20대에게 가족은 더 이상 대단한 고민거리가 못된다".
"부모는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자식은 밤늦게까지 학교에 있어요.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제도 역시 가족 해체의 원인이 되고있는 거죠. 실제적으로 가족이란 자녀가 학교에 가기 전까지만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해체 화 된 사회에서 청소년·소녀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부모들이다.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갖춘 부모들은 자식이 이른바 '일류 대학'에 진학해 좋은 직장을 얻고, '적당한' 나이에 이르러 결혼을 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들은 끝없는 경쟁과 사교육으로 이루어진 게임에 기꺼이 참가한다. 반면 경제력이 없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벌어 자식들을 게임판에 집어넣으려 한다.
그는 이렇게 자라난 '후기근대 세대'들은 자생력이 없어 항상 불안하다고 지적한다.
"물이 반정도 들어있는 컵을 보고 '물이 곧 없어지겠구나'하고 걱정하는 거죠. 그러한 불안감은 실제적으로 고실업과 고용불안정 등의 형태로 가중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