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교육 스케줄을 점검하는 이 소장.이수정
“소방서 내에서의 사무도 중요하지만 저는 현장을 오가거나 시민들을 만나가는 활동이 더 즐거워요. 여성 소장이기에 있는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도 대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어 더욱 좋아요.”
그녀는 얼마 전 출동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은 쓰레기 소각 중이었고 “이렇게 쓰레기를 태우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앞으로 쓰레기는 봉투에 넣어 버리세요”라는 훈화로 현장을 마무리 하려던 찰나였다.
현장에 있던 술 취한 시민이 “아줌마~ 아줌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라고 반문해 온 것. 당황스럽거나 불쾌했을 법도 한 당시의 상황을 그녀는 호탕한 웃음으로 마무리 했다. 그리고 소방서로 돌아오는 길에 대원들과 한바탕 웃음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평범한 소방관으로 살아온 그녀가 불현듯 소방위 승진 시험을 보고자 마음먹은 것은 한 분야에 ‘목표를 세우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소장직도 여성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겐 돌아가는 것이 없다는 주관’은 그녀를 현실에 안주하지 않게 만들었다.
며느리, 아내, 엄마, 소방관, 장녀 1인 5역을 담당해야만 하는 그녀에게 도전은 무모했던 것일까. 현장 활동이 거의 없어 이론만으로 공부해야 했기에 더욱 어려웠던 지난 2000년의 첫 시험은 그녀에게 고배를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