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대표 TV토론-정쟁중단 신사협정 맺자"

정동영 열린우리당 상임의장 15일 내외신 기자회견

등록 2004.01.15 14:30수정 2004.01.1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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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우리당 의장이 1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취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동영 우리당 의장이 1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취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5일 "실업극복의 가시적인 성과와 민생에 파란불이 켜질 때까지 모든 정쟁을 중단하는 신사협정을 맺자"고 야 3당에 제안했다. 또한 "최병렬 대표가 정치개혁 1:1 TV토론을 거부했는데 부담스럽다면 1:3(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TV토론도 된다, 토론에 응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정치개혁 관련 정치권 TV토론을 거듭 촉구했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제안한 뒤 "과거처럼 추악한 정쟁과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줄 것이 아니라, 각당의 정치개혁안을 국민들이 꼼꼼하게 비교·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노 대통령의 입당시기와 관련 "우리당에 입당할 것이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상임중앙위원들과 상의하고 노 대통령과 상의하겠다"면서 "대통령이 입당을 하면 주례회동을 하겠다, 가감없이 당에서 수렴한 민성을 전하고 정책적 건의사항도 쓴소리도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장은 자신이 제안했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를 노 대통령이 받아들인 점을 "자연스러운 당정협력의 단초"라고 해석하고 "꾸준하게 당이 앞장서 민심을 수렵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안을 마련한 뒤 청와대에 제안하는 등 획기적으로 당정협력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당내 비리연루 인사의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접근해 갈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뒤 "우리당 윤리위원장인 이창복 의원에게 어제 늦게 전화해서 가장 빠른 시일 내에서 윤리위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따지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출마와 공천 역시 공직심사기구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도덕성과 개혁성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비리 연루 인사들에 대한 강한 당내 징계가 가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기자회견 상당 부분 민생 문제에 방점


정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중 상당 부분을 일자리 창출 등 민생문제에 대한 비전제시에 할애했다. 정 의장 본인이 취임 후 수시로 강조하고 있는 '경제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정 의장은 우선 청년실업의 해소를 위해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솔선수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투자기관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등 정부의 공공부문에서부터 먼저 이공계를 중심으로 신규채용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으로 "청년 인턴 및 연수제도가 있는데 이 또한 현 수준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대해 정부 지원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청년층, 특히 이공계 청년층 채용을 확대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 지원하는 시스템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참여정부의 경제기조가 성장보다 분배에 맞춰져 있다는 질문을 받고서는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적으로 물어본 것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한다"고 반박한 뒤 "투자 마인드를 막고있는 경제외적 요소인 구태정치를 걷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노사관계의 안정을 호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민생문제에 대한 관심제고를 위해 "전 당원 빈곤층 1일 체험이 필요하다"면서 "워크숍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보완점은 어디에 있는지 살피고 막혀 있는 정책의 혈관을 뚫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의장의 내외신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어제 노 대통령이 입당하고 싶다고 천명했다. 언제쯤 입당해야 한다고 보는가. 당청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노 대통령은 우리당에 입당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에 대해서는 상임중앙위원들과 상의하고 노 대통령과 상의하겠다. 대선자금 문제 등 이런 사항들이 정리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쓴소리 하겠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겠다. 우리는 여당이다. 대통령을 뵐 기회가 자주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입당을 하면 주례회동을 하겠다. 가감없이 당에서 수렴한 민성을 전하고 정책적 건의사항도, 쓴소리도 전하겠다."

- 개혁 대 반개혁 분위기로 몰아가는 목소리가 많다. 이재정 전 의원이 소환조사를 받고 있고, 이상수도 그렇다. 대선 불법자금도 액수를 떠나 한나라당과 같이 늘어나는 가는 구도이다. 개혁 대 반개혁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정대철 의원은 옥중 출마를 얘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천용택·송영진 의원 등의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안타깝게 생각한다. 송구스럽다.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접근해 갈 것이다. 우리당 윤리위원장인 이창복 의원에게 어제 늦게 전화를 해서 가장 빠른 시일 내에서 윤리위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따지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다. 출마와 공천 역시 공직심사기구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도덕성과 개혁성이 관철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당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드리겠다."

- 국민은 정치권을 극도로 불신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난국이라고 생각하는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획기적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정치 난국이다. 이유는 신뢰 상실에 있다.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제로이다. 정치개혁을 통해서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한다. 우리 자신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일자리이다. 특단의 대책을 앞으로 강구할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서 여러 말씀을 드렸다."

-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둔다고 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살리기'이고 기업의 투자이다. 현 정부의 정책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성장보다 분배 치우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풀어갈 것인가. 분배 이전에 성장을 이념으로 삼을 의향은 없나.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적으로 물어본 것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한다. 연두회견에서는 성장잠재력의 확충과 경쟁력 강화 등 성장을 통해 분배를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결국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 외적 요소를 걷어내야 한다.

경제외적 요소 중 하나는 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노사관계이다. 우리가 투자 마인드를 막고 있는 구태정치를 걷어내겠다. 그것을 바탕으로 노사관계 안정을 호소해 나가겠다. 불과 하루 생활권 내에 있는 중국의 경우 노사관계가 다르다. 생산성과 임금 관계가 다르다. 눈으로 보고,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부에 촉구하겠다."

- 우리당이 지금 민생투어를 하는 것도 총선 승리가 목표이지 않나. 의장 본인의 총선에 대비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 달라.
"민생투어는 이벤트가 아니다. 실질적 여당 되기이다. 수렴한 의견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당장 지역구를 옮길 생각이 없다. 모든 것을 걸고 당의장에 출마했다. 현실과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유권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다.

지역구도를 깨트리기 위해 우리당이 나왔다. 수도권도 쉽지 않고 영남·호남도 쉽지 않지만, 우리당 개혁지도부와 함께 선명한 개혁정체성을 확립해 내면, 가장 개혁적 유권자가 많이 있는 호남의 민심이 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이다. 정동영이 호남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확인되면 국회에 진출하지 않아도 좋다는 각오로 총선에 임할 생각이다."

주한 외교사절들이 정동영 우리당 의장의 취임 내외신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주한 외교사절들이 정동영 우리당 의장의 취임 내외신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가 북한을 좋아하는 세력은 노 대통령의 지지층 20%와 비슷하다는 말을 했다. 우리당은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작년 1월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다. 전 세계에서 대통령과 수상만 40명이 넘게 왔고 2000여명의 각국 지도자가 참석했다. 이라크 전쟁 발발 직전이라 이라크전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를 압도한 것이 북한 핵문제였다. 그분들에게 북핵 문제는 위기 일보 직전, 위험 천만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1년만에 북한 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 해결로 가닥을 잡았다. 참여정부의 공이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 평화번영정책을 통해 풀어내려고 한다. 햇볕정책을 창조 계승한 내용이다.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하면 평화번영정책 틀 속에서 북한판 '마샬 플랜'을 펼칠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보스 포럼에서 평화번영정책의 영문 작명을 했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임동원 특사 팀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던 순간이 기억이 난다.

이 기조 속에서 꾸준히 남북간 대화 채널을 확장할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무려 38차례의 크고 작은 대화 채널이 열렸다. 100일이 넘는 회담 기간이 있었다. 남북간 신뢰 구축, 이 두가지 축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 서울시는 셋째 자녀의 보육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했다. 결국 사교육비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사교육비 해소대책은?
"온 국민이 고통받는 문제이고 국가 경쟁력을 심각히 저해하는 문제이다. 노동자 삶의 질 역시 이 문제 때문에 지장을 받고 있다. 단방 처방이 필요했다면 진작 나왔을 것이다. 이 문제는 참여정부가 1년 동안 준비한 대안이 곧 나올 것이다. 각계 전문가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모아서 현실화 될 수 있는, 정책화한 사교육비 종합대책을 현 수준에서 가질 수 있다. 부동산 문제도 종합처방을 통해 일단 잠재웠다는 정책적 자부심을 상기하고자 한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민주당은 연일 망언, 반개혁 세력이라고 몰아붙인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다르지 않나. 대통령이 반개혁세력과 개혁세력으로 몰아가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다른 점이 있다고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연일 대통령을 상대로 품위를 잃은 비난과 금도를 넘은 공격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청산해야 할 구정치라고 생각하게 된다. 대응하지 않겠다. 그것이 민주당과 우리당이 다른 점이다. 민주당은 개혁정체성 경쟁에서 탈락했다. 정치개혁 노선에서 이탈했다. 정치개혁과 햇볕정책이라는 정체성을 누가 더 잘 구현하느냐에 달려있다 본다. 최근 정치개혁법 개악 과정에서 '한민자 공조'를 했다. 아직도 발을 빼지 않고 있는 지도부의 판단은 개탄스럽다.

오늘이라도 민주당이 '한민자' 노선에서 탈퇴하고 복귀해 줄 것을 요청한다. 청와대 시위와 같은 싸움판 정치를 그만두고 돌아오길 바란다. 같이 경쟁해 줄 것을 촉구한다. 말꼬리를 잡을 것이 아니라 '정치개악 연대'를 깨고 우리당과 공조해야 한다. 민주당은 정치개혁 4법 통과를 위해 우리당과 공조할 것을 제안한다."

- 외교통상부 직원의 발언을 둘러싸고 윤 장관 사의를 표했고 대통령이 수리했다고 한다. 문제점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주요한 국가정책을 다루는 중앙부서의 고위 공무원은 절도와 품위를 손상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여정부의 철학을 이해하고 대통령의 정책노선을 깊이 이해하고 처신해야 한다. 이를 방기할 경우, 무분별한 처신을 방기할 경우, 공직기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교부장관이 사표를 냈다는 얘기는 지금 처음 들었다. 우리에게 한미관계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국익을 위해서. 남북한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 한미관계가 돈독하면 북한이 우리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관계가 돈독하면 미국이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 두가지는 양립이 가능하다."

- 동남풍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낙하산 공천'도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올인'에 대한 생각은 뭔가. 그리고 아직 지명하지 않은 여성상임중앙위원에 강금실 장관이 올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누군인지 공개해 달라. 그리고 영입추진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낙하산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례규정 30%에 한해 아래로부터의 공천이 아닌 공직심사기구를 통해 상위기구를 통한 공천을 의미한다. 부산에 좋은 분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대해서 그 같은 시스템을 통해 노력하겠다는 뜻이었다. 이해해 달라. 여성으로 상임위원 한 자리를 보임하겠다는 것은 결정된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첫날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 정부 김대중 전 대통령 대표장관이랄 수 있는, 환경마인드로 무장한 김명자 장관이 당에 왔다. 둘째 날은 여성 저널리스트로 신뢰와 사랑을 받는 박영선 앵커가 영입돼 이곳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어제는 전문성·참신성·개혁성을 상징하는 전문가를 모시고 왔다. 김방희, 양기대, 서혜석씨가 참여했다. 각 분야의 새롭고 개혁적인 전문성을 가진 분들로 열린우리당의 중심을 이뤄 나가겠다.

오늘 아침에는 관료 출신으로 3번 시장을 했던 이시종 전 충주시장이 우리당에 입당했다. 정덕구 전 산자부 장관이 영입됐다. 기자회견은 월요일에 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 전 장관은 선대위에서 민생경제 정책본부를 책임을 맡아 일하게 될 것이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상임위원, 각국 외교사절이 1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취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상임위원, 각국 외교사절이 1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취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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