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전국 16개 병원에서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된 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전 위원장이 법원의 집행유예 결정으로 15일 풀려났다.
이날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성수제 판사는 "피고인이 여러 논리로 법의 부당성을 계속 주장해오고 있으나 실정법은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이며, 피고인의 행위는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 직권중재제도가 위헌 소지를 안고 있고, 특히 직권중재제도가 이번 노동법 개정안에 포함되어 폐지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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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전 위원장이 마중나온 조합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 보건의료노조
이날 출소한 차수련 전 위원장은 "직권중재라는 악법에 의해 다섯번째 감옥 신세를 졌지만 2002년 피나는 투쟁으로 직권중재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고, 현재 개정의 문턱에 와 있다"면서 "이는 우리의 투쟁이 결국 승리했다는 증거"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도 2002년 투쟁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고 해고자 등 노동자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앞으로 노동운동은 조합원의 요구를 담아서 조합원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인간을 위한 운동이 돼야 한다"고 마중나온 노조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차 전 위원장은 2002년 5월 23일 산하 지부별로 진행되던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협상이 결렬되자 전국 16개 병원 조합원 9900여명과 함께 7개월 동안 총파업을 벌인 혐의로 수배를 받아 오다 지난해 10월 경찰에 자진 출두해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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