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형수가 몸이 아프다며 병원에 입원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부인과 쪽의 수술을 했단다. 시름시름 앓더니 급기야 병원행과 수술까지, 집안의 맏며느리가 명절을 앞두고 몸져 누우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아버지 차례를 지내려면 형수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올해는 아내가 주도적으로 움직여야겠다. 이런 저런 심란함으로 설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틀 전부터는 아내까지 몸에 이상을 느낀다. 침 삼키는 것이 껄끄러운 것을 보니 편도선염에 오한까지 겹치는 모양이다. 큰사진보기 ▲주황 나트륨 불빛이 처량하게 느껴지는 세밑입니다.유성호 그런 아내 역시 어제부터는 완전히 자리보존을 하고 누워 있다. 낮에 잠시 병원에 다녀왔는데 양쪽 편도선이 많이 부었단다. 병원에서 항생제와 포도당 주사를 맞고 돌아온 아내는 힘없이 침대에 쓰러졌다. 때문에 아이들 뒷바라지는 온전히 내 몫이 됐다. 새해를 맞는 액땜쯤으로 생각하기엔 '아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날씨마저 눈보라를 동반한 영하의 기온으로 사방이 꽁꽁 얼어버렸다. 속상한 마음에 담배를 한 대 빼물고는 언제나 그렇듯이 아파트 비상 계단 '그 자리'에 선다. 주황의 나트륨 등 밑으로 한 여름 밤 나방 같은 눈이 가로로 흩날리고 있다. 습관처럼 카메라를 들고 나와 몇 방 찍어댄다. 큰사진보기 ▲건물 외벽 프래카드가 강풍에 비명을 지릅니다.유성호 도로 위 차들은 거북이 마냥 주춤대고 아스팔트 위의 눈은 바람이 비질하듯 도로 한켠으로 몰아간다. 섣달 그믐께 밤이 처량하기 짝이 없다. 멀리 불 밝힌 아파트 창문 속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잡념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갑자기 파다닥거리며 건물 외벽에 걸어 놓은 플래카드가 강풍에 비명을 지른다. 형수의 수술 경과는 어찌 됐을까. 내일이면 아내도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을까. 타성(他姓)으로 시집을 와서 한 집안 식구가 된 유가네 며느리들의 병고(病苦)는 왠지 '미안한 가슴아픔'이란 단어로 표현된다. 큰사진보기 ▲심란한 마음으로 끽연장소인 비상계단 왕래가 잦습니다.유성호 낮에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그랬다. "차라리 명절증후군이었으면 좋겠어요. 옆에서 보자니 안쓰럽네요" 그러자 어머니의 입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나왔다. "집에 우환이 있으니 이번 차례는 생략하자." 날이 추워진단다. 눈발이 귀경길에 나선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뉴스도 들린다. 정말 어수선한 세밑이다. 어깨가 자꾸 움츠러든다. 다른 날보다 곱절은 더 많이 담배를 빼 물고 들락거린다. 내일은 태양이 환하게 떠올랐으면 좋겠다. 형수도 내일이면 퇴원을 한다니 갑신(甲申) 새해는 길사(吉事)가 많을 징조라고 자위를 해본다. "유가네 집에 시집와서 고달픈 며느리들이여! 건강하게 훌훌 털고 일어나 새날 밝은 태양을 함께 맞읍시다." 형수의 쾌차와 아내의 회복을 기원한다. 큰사진보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힘차게 솟아 올랐으면 좋겠습니다.유성호 덧붙이는 글 |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덧붙이는 글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유성호 (shyoo)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삭발한 이태원 참사 유족의 절규 "국힘에 뒤통수를 맞았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AD AD AD 인기기사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차라리 명절증후군이 낫겠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윤 대통령 조롱 문구 유행... 그 와중에 아첨하는 장관 [단독] '윤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부, 또 검찰 직격 '최순실' 소환한 민주당 "대통령 협박하는 명태균, 왜 가만두나"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이충재 칼럼] 농락당한 대통령 부부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