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지방의 무속춤에서 유래되었다는 신칼대신무홍지수
이 날 무대에 올려진 춤사위는 살풀이춤, 태평무, 신칼대신무, 동래한량무, 승무 순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보다 알차고 실속있게 우리 춤을 일반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시립무용단 수석안무가 홍기태씨의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소극장을 가득 메운 일반 시민들의 박수 갈채는 아낌이 없었다.
한 시간여 동안 이루어진 춤사위 다섯 마당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서양 무용과 달리 화려한 조명이나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귀를 간지럽히는 감미로운 선율이 흐르는 것도 아니었다. 텅 빈 무대에 홀로 서서, 때로는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듯 하다가, 한순간 다시 고요한 나비 바람처럼 옷깃을 여미는 춤사위에 관객들은 모두 매료되고 말았다. 그것은 차라리 춤이라기 보다 무대 위에서 몸으로 그려지는 한 폭 산수화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