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지도부 비판...그러나 곧 결단 시사

지구당 상무위 직접 소집, 당원들은 ‘사수결의’

등록 2004.01.26 16:54수정 2004.01.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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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로부터 수도권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민주당 한화갑 의원이 지구당 상무위원회까지 소집해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갑 의원은 곧 결단을 내릴 것임을 내비쳤다.

한화갑 의원은 26일 오후 전남 목포시내 한 호텔에서 당초 예정에 없던 민주당 무안.신안지구당 임시 상무위원회를 열었다. 140여명의 지구당 주요당직자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당원들은 “한 의원이 지역구를 사수해야 한다”며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또한 당원들은 "민주당 중앙당이 총선에서 수도권지역 승리를 위해 한 의원에게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전략에 말려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 결단 임박 강조

26일 지구당 상무위 회의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한화갑 의원
26일 지구당 상무위 회의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한화갑 의원정거배
설 연휴가 끝나자 마자 자신의 요청으로 열린 지구당 상무위원회에서 한화갑 의원은 “아직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았지만 두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결단의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 대한 애정과 어려움에 처한 당을 구하는 방법 중에서 개인적으로도 보탬이 되고 당을 위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에서 물갈이 여론이 일자 민주당이 따라하고, 또 열린우리당에서 젊은 지도부가 선출되자 다시 인물교체를 들고 나오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정체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한 의원은 자신은 물갈이 대상이 아니였지만 최근 당 지지도 하락세가 계속되자, 당 일각에서 2개월전부터 “민주당 지지표를 결집시키기 위해 수도권 출마를 제안했고, 고심 중에 있던 중 언론에 먼저 흘려 개인의 거취문제로 왜소화시켰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 텃밭이 호남인데도 텃밭을 흐트러놓고 수도권표를 결집시켜 총선에서 승리하자는 것이 중앙당의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화갑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 당원들 앞에서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고향과 지역민들을 향한 애정과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은 민주당의 당원이며 결코 패거리 정치의 중심이 돼서는 안된다”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지구당 당원들
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지구당 당원들정거배
그는 또 만약 “지역구를 옮기게 되면 무안신안지구당에 대해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고 “당원들이 안심하고 지지할 수 있는 후보를 내는데 중앙당과 협의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밝혀 자신의 결단이 거의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대신할 후보는 (경선이 아닌) 중앙당에서 추천해 당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낼 것”이라고 언급해 수도권 출마쪽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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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구당 상무위 개최를 제안했다”며 “중앙당에 지구당의 분위기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이날 행사가 끝난 직후 기자와 면담에서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그는 지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정치를 그만두면 낙향해 살겠다”며 자신의 지지기반인 지역구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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