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천전리각석 올 3월 보존 공사 들어가

울산 대표적 선사시대 유적... 문화재청 현지 방문조사 마쳐

등록 2004.01.27 09:21수정 2004.01.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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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에 가면 국보 제 147호인 ‘천전리각석’이 있다. 반구대암각화와 함께 이 지역의 대표적인 선사시대 유적이다. 이 곳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의 중간 쯤으로 빼어난 산수로 인해 신라시대 때는 화랑들의 수양지로 유명했고,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도 명승지로 널리 알려졌다.

천전리각석
천전리각석우동윤
그래서인지 시인 묵객들과 파견나온 관리들의 풍류지로 각광을 받았다고 전해온다. 진경산수의 대가인 겸재 정선 선생도 이 곳의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해 화폭에 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 그 명성을 짐작할 만하다.


선사시대부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거대한 칠판처럼 서 있는 평평한 돌벽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겨 놓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사슴으로 보이는 그림과 종교의식을 행하는 듯한 사람의 모습이다. 이 땅에 농사가 시작되기 전 사냥으로 연명하던 시절을 살던 사람들의 애절한 기원이 담겨 있는 그림이다.

이밖에도 마름모, 원, 타원 등 다양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고, 후대에 새겨진 듯한 각종 글귀들도 많은데 모두 한자인 것 같다. 전문가들에 의해 이같은 글귀가 유람 온 신라 귀족들과 전국의 명산대천으로 수양 다니던 화랑들이 남겨 놓은 것임이 밝혀졌다.

천전리각석에 새겨진 그림
천전리각석에 새겨진 그림우동윤
윗단과 아랫단으로 나뉜 이 바위는 다양한 그림과 글귀들이 모여 있는 미술관과 같다. 그러나 이 미술관이 특별한 것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 대화하듯 정성껏 새겨 놓은 그림과 글귀들 때문이다.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끄떡없을 듯 굳건히 서있는 천전리각석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기에는 힘이 들었나 보다. 오는 3월 중 천전리각석에 대한 대대적인 보존 공사가 실시될 계획이라고 한다. 각석에 뿌리를 내린 수목과 습기 탓에 정상적인 보존이 어렵고, 관람객들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바위 표면의 손상도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공사에서 각석 뒤쪽에서 흘러내리는 빗물과 밑부분에 이끼발생의 원인이 되는 습기를 막기 위한 배수로가 각각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보인만큼 문화재청의 현지 방문조사도 이미 끝난 상태다.

이 땅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부터 이 자리를 지켜 왔고, 시간을 뛰어 넘은 기록의 매체로 그 역할을 다해 왔던 천전리각석. 부디 완벽한 보존공사로 그 가치가 길이길이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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