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오마이뉴스 신미희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지난 대선 이후 인터넷매체의 영향력과 역할이 높아지면서 이번 총선에서의 기대도 커졌다. 반면 기자 수가 적고 젊고 숙련되지 않은 기자들이 더 많은 인터넷매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돼 있다. 오마이뉴스의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선택과 집중'이다. 여건상 선택과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전략은 규모가 작은 매체의 살아가는 방식이면서 효용성 있는 테제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3명에게 1명씩 전담 기자를 배치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선택과 집중은 이같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독자들은 기성 언론과 같은 뉴스를 보려고 인터넷언론에 오지 않는다. 그 나름의 맛을 보고 오는데 인터넷언론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모토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기성 언론과의 차별화를 기대하는 네티즌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그런 측면에서 이번 총선은 인터넷언론이 미디어로서 도약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언론은 항상 그 시대 그 사회에서의 소명의식이 있었다. 지금은 민주화를 내실화시키고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부패청산과 개혁견인, 소수민권 보장, 국민의 정치참여 확산 등에 언론이 기여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무엇보다 현 시대가 필요로 하는 소명의식이 인터넷언론의 총선보도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선의 시대적 의미를 앞서서 유권자들에게 알려주고 충분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인터넷언론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하지만 실상 그렇게 크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언론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비판도 본령의 하나라고 본다.
언론이 특정 정치세력에 올인하면 시장에서 냉엄한 평가를 받는다. 올인하는 매체는 기관지로 전락하고 매체 스스로 발목을 죄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언론은 특정 정치세력에 우호적인 보도를 할 수는 있겠지만 올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팩트에서는 중립성을 지키되 의견에서 주장성 강한 목소리를 담자'는 서영석 서프라이즈 대표의 제안에 동의한다. 독자들 역시 인터넷이 확실하게, 세게, 내 맘대로 쓰니까 좋아하지 않는가. 물론 정확한 팩트를 전제로 한다. 인터넷언론이 사회참여와 개혁을 견인하는 것은 이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중립의 허울 쓴 기성언론의 편파, 왜곡을 극복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인터넷언론의 정치과잉 현상은 보도량이 아닌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라고 본다. 지금의 백가쟁명식 보도도 시간이 지나면 일정한 흐름을 형성할 것이다. 인터넷언론 독자들이야말로 기성언론 독자에 비해 때론 야멸차기도 하지만 가장 민심을 잘 반영하고 정확하게 본다. 인터넷언론은 지난 대선에서 정치를 축제의 장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번에도 정치기사가 많길 바란다. 그를 통해 좋은 정치인, 시대소명을 가진 정치인을 가려야 한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 "과연 인터넷언론이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 여기에는 상당한 거품이 있다. 인터넷언론은 커뮤니케이션 구조변화를 반영해 영향력을 키웠지만 인터넷언론만의 힘만으로 됐다고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인터넷언론에 대한 과대평가와 기대가 계속 쏟아지는 이유는 오마이뉴스의 성공사례 이미지 효과 때문이다.
특히 지난 대선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치정보로서의 인터넷, 또는 인터넷언론이 전통적인 개념의 매체와 경쟁해서 이길 것인가 여부가 주목된다. 정치정보의 주요 루트로 인터넷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또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언론이 추락한 언론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16대 총선에서는 낙선낙천운동이 인터넷 공간을 점령하면서 아젠다를 형성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인터넷언론이 주목하는 이슈가 선거 공간에서 주요 아젠다로 부각될지, 전통적 개념의 매체에서 인터넷과 인터넷 수용자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등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다음으로 인터넷언론은 서로 다른 이질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초기에 정파지 또는 아마추어 페이퍼 형태였지만, 시민기자와 전문적 기자의 구분이 생기면서 상업지로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기존 언론사 출신 기자들이 창간한 프레시안은 정통 개념의 보도형태와 비슷하다. 반면 서프라이즈는 토론과 논평 중심의 페이퍼에 해당된다. 민중의소리는 정치가와 언론인의 구분이 쉽지 않은 정파지로 볼 수 있다.
기존 언론의 기계적인 공정성 중립성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인터넷언론이 전통적인 '쓰기 기법'을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마이뉴스도 보도 스타일이 안정되고 시민기자 기사의 사실 검증 등이 끝날 때 1차 정보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서프라이즈는 담론의 질서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정치사이트의 경우 조직화된 이슈 포럼 등 상호작용적인 모델을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다. 민중의소리처럼 활동가와 매체가 분리되지 않는 시도도 의미가 있다.
선거에서는 '아젠다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투표행위에서 아젠다를 적극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시민들이 정치과정에 관여될 수 있게 선거보도를 시민의 삶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이 정치적 냉소주의를 부추겨서는 안된다. 인터넷언론이 정치적 냉소주의를 전달하면 이용자의 효능감이 떨어지고 정치참여로 이어지지 않는다. 시민단체와 인터넷언론계가 공동으로 아젠다 이슈를 제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언론이 새로운 선거보도의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실보도(정보 전달), 합리적인 의견제시(오피니언), 질서있는 담론(수용자와의 쌍방향) 등 뉴스의 3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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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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