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처장 "한나라당, 계속 '자살골' 차고 싶나"

29일 참여연대 회원 한마당서 밝혀

등록 2004.01.30 15:50수정 2004.02.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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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김태형
“한나라당 계속 자살골 차고 싶으면 하면 된다.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면 된다. 자살골 계속 넣어라. 이번 총선은 자살골 덜 넣는 게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별로 논평하고 싶지 않다. 공은 가지고 있는데 마땅치 않으니까 자기 골대에라도 넣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나라당 공천심사과정에 대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평가다.

김 처장은 29일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열린 회원한마당에서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반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자살골’에 비유하고, 이번 4·15 총선은 “어느 정당이 ‘자살골’을 덜 넣는지가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처장은 “정치개혁이라는 과제는 가장 절박한 우리 사회의 시대적 요청”이라며 “4·15 총선을 선거혁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민사회의 3가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 처장이 제시한 정치개혁 과제는 ▲법·제도 측면 ▲엄정한 법적용·집행 ▲정치지형의 변화 등 3가지.

"총선 다시 치르는 한이 있어도 선거혁명 이룰 것"

우선 법제도의 개혁에 대해 김 처장은 “다음달 2일이 되면 범개협(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의 개혁안이 대부분 반영된 정치개혁법이 통과될 것”이라며 “부정부패·돈선거를 뿌리뽑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처장은 “이러한 혁명적 변화는 오로지 국민의 승리”라며, “총선을 다시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선거법을 위반한 정치인은 끝까지 추적해서 당선무효를 시킬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또 김 처장은 검·경찰과 선관위의 엄정한 법 적용을 요구하며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한다면 국민이라는 호랑이가 당장 검찰 권력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부정부패한 정치인을 청산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는데 경찰과 선관위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는 모두 기존의 정치판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준엄한 국민적 요구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회원 한마당
참여연대 회원 한마당김태형

친일청산 반대의원 낙선대상 될 수도

정치지형을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 처장은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타파하고 이념과 정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면서도, “시민사회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만 할 뿐 전문성과 비전, 도덕성으로 무장한 양질의 정치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정치권의 몫”이라고 한계를 그었다.

김 처장은 “정치지형을 바꾸는 일에 있어서 시민사회의 한계는 분명하다”고 전제한 후 “참여연대는 권력에 대한 감시를 항구적인 역할로 생각한다. 더러운 물을 빼는 것은 우리가, 새 물을 대는 것은 정당들이 개혁 경쟁을 통해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연이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친일파 청산문제에 반대하는 인사가 낙천낙선 대상자에 해당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처장은 “대상자의 선정기준과 적용 방식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지만, 포괄적으로만 말하면 (낙천낙선 대상자의) 선정 기준 중에서 ‘정책에 대한 태도’라는 항목이 있다는 정도만 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지·당선운동을 벌이고 있는 물갈이연대의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김 처장은 “유권자의 권리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성격에 있어서는 (참여연대 중심의 낙천낙선운동과) 차이가 있다”며 “물갈이연대의 경우 시민조직과 정치조직의 중간정도에 해당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월 5일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한 1차 낙천낙선대상자를 발표하고, 2월 10일에는 비현역의원을 대상으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비현역의원의 출마 비율이 매우 높고 검찰의 수사도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명단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식는 순간 보수 언론과 정치권의 공격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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