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게시물 규제 법규 필요

“스팸 게시물은 업무 방해가 아닌 범죄”

등록 2004.02.03 17:02수정 2004.02.0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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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게시물이란,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게재된 성인광고 또는 불량정보 등의 불필요한 게시물을 말한다. 스팸 게시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수동 개별등록’에 의한 것과 ‘자동 일괄등록’에 의한 것이다.

‘수동 개별등록’의 경우, 광고를 하고자 하는 이가 직접 홈페이지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광고문구를 등록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바로 자동 일괄등록 방식의 스팸 게시물이다. ‘자동 일괄등록’은 일부 업체에서 판매 중인‘게시물 자동추출 엔진’을 이용하여 광고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업체의 경우 한 달 기준으로 불과 3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필자는 ‘게시물 자동추출 엔진’을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에게 구매자를 가장해 전화를 걸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냐고 묻자, 업체 관계자는“(등록) 거부의사를 밝힌 경우에 다시 등록을 할 경우에는 업무 방해는 해당되지만, 다른 규제 법규는 전혀 없다”며 업체가 판매하는 자동추출 엔진 구매를 다시 권한다.

스팸게시물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 15일, 한 지방법원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음란성 스팸 게시물을 자동으로 등록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제조, 사용, 판매, 배포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스팸 게시물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유아교육 기관의 홈페이지, 어린이들조차 음란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유아교육 기관의 홈페이지, 어린이들조차 음란광고에 노출되어 있다.박성필
이제 물품구매 광고나 사이트 광고는 애교로 넘어갈 수 있을만큼 보편화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음란 게시물에 대한 것이다.

필자는 한 유아교육기관의 홈페이지를 찾았다. 주된 홈페이지 방문객은 어린 유아들이나 그 학부모들인데, 성인광고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관계자는 “매일 아침 일과를 홈페이지의 스팸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밝힌다.

스팸 게시물에 대한 규제 법규가 제정되지 않는 한, 홈페이지 관리자나 해당 관계자들은 하루에도 수 없이 ‘스팸 게시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스팸 게시물을 올리는 이들은 홈페이지 방문 없이 몇 개의 버튼 조작으로 수 천개에서 수 만개의 게시물을 올릴 수 있으므로, 이 ‘전쟁’의 승자는 게시물 광고자 일 수 밖에 없다.


스팸 게시물은 더 이상 ‘업무 방해’가 아닌 ‘범죄’로 취급해야 마땅하다. 왜 성인사이트는 성인인증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 마땅한데, 스팸 게시물에 있어 성인 광고물은 아무런 규제가 없는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 또한 개인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각종 스팸 게시물을 지우며, 부디 다른 게시판은 ‘게시물 자동추출 엔진’의 덫에 걸리지 않기를 기도한다.

스팸 게시물 중 음란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 (테두리로 표시한 부분이 음란 광고)
스팸 게시물 중 음란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 (테두리로 표시한 부분이 음란 광고)박성필

덧붙이는 글 | 박성필 기자는 개인 홈페이지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필닷컴" (www.sungpil.com)을 운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박성필 기자는 개인 홈페이지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필닷컴" (www.sungpil.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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