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거주지의 밤거리 풍경. 쿠바 거주 한인들은 이곳에서 중류정도의 생활을 하고 있다.장원
2005년 내년은 남미대륙 한인 이민 100년째 되는 해다. 쿠바의 한인들도 내년 3월 1일에 대대적인 행사를 가진단다. 재정적으로 좀 도움이 되어주면 좋겠다는데, 뭐 우리가 힘이 있어야지. 우리나라와 쿠바가 미수교국이고 또 미국의 눈치 보느라 좀 어렵기는 하겠지만 우리 정부가 도와주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다.
내년 3월 1일엔 한국문화원 개원하기로
사탕수수를 베며 노예처럼 살면서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쌀 한 숟가락씩 모아 독립운동 기금으로 거금을 내놓았던 그들. 마땅히 우리 정부가 보답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쿠바의 한인 후예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그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쿠바의 애니깽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사는 하류 계층은 아니다. 그 날 만난 사람들도 의사, 건축가, 발레리나, 엔지니어, 교사, 농부 등으로 쿠바 사회에서 중간 정도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물론 쿠바가 전체적으로 어렵기는 하다.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붕괴와 미국의 경제봉쇄로 일부 달러를 접할 수 있는 계층을 제외하고는 다들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자, 그러면 우리는, 우리 민간인들은 대체 뭘 할까. 그래, 민간 차원의 한국문화원을 쿠바에 한 번 만들어 보자. 한국의 대기업들도 다 진출해 있던데, 그 도움도 좀 받을 수 있으면 좋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모금도 하고. 내친 김에 아바나시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그럴 뜻이 있으면 건물도 무상으로 내어 주겠단다. 그래, 한 번 해보자. 우리는 그 곳에서 그렇게 뜻을 모았다. 내년 3월 1일에 한국문화원을 개원하는 것으로.
애니깽,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는 세기의 식물. 드디어 내년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런데 변종으로 잎 가장자리에 황색 줄무늬가 있는 무늬 용설란이 있다는데 이 쿠바의 애니깽, 무늬만 용설란이 되면 어떻게 하나. 우리 정부와 시민사회가 다 같이 노력할 일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