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평등교육진흥법’제정 추진 정몽준 의원

지난 16대 대선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던 정몽준 의원이 교육계에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 제정에 발벗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정의원은 지난해 말 교육현장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것(제17조 2의 2항)을 골자로 한 ‘교육기본법중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킨 데 이어 올해는 ‘남녀평등교육진흥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의원이 이같이 적극성을 보이게 된 것은 지난 1999년 여자월드컵에서 미국이 우승했는데, 이러한 성과의 원동력이 1972년 수정된 교육법 ‘Title IX’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됐기 때문. 정의원은 그때부터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개정안의 가장 큰 의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받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 성차별 방지 내용을 규정했다는 것.

이 법은 30여년 간 미국의 교육 현장에서 시행돼온 일명 ‘Title IX’를 벤치마킹해 온 것으로, 법 시행이 현실화되면 사회 전반에 걸쳐 양성평등의식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육부와 국회 법제실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교육법개정안과 남녀평등교육진흥법에 대해 다각도에서 재검토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 여학생을 위한 잠정적 우대조치가 ‘역차별’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 “교육 현장에서 부지불식간 이루어지고 있는 남녀차별을 규제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역차별 소지를 앞서 우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교육기본법중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고, 또 남녀평등교육진흥법안을 추진하게 된 계기와 의의를 설명해달라.
“지난 1999년 여자월드컵에서 미국이 우승했는데, 당시 ‘뉴스위크’ 등 주요 언론들에서 이러한 성과의 배경과 원동력은 1972년 수정된 교육법 ‘Title IX’에 있었다고 대서특필하는 것을 인상 깊게 보았다. 그때부터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개정안의 가장 큰 의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받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 성차별 방지 내용을 교육기본법에 규정했다는 것이다. ”

-지난해 12월 19일 개정안의 국회 통과 직후부터 남녀평등교육진흥법 관련 세부 법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내용들을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
“교육기회의 균등 차원에서가 아니라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여성 편견이나 성차별 의식, 관행 등이 바로 남녀 학생간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교육부총리가 5년을 단위로 남녀평등교육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도록 하고, 교육부총리 산하 중앙남녀평등교육심의회와 시·도 교육감 소속 하에 지방남녀평등교육심의회를 두며, 국가와 지자체는 교육과정의 개발 교과용 도서의 편찬 등에 남녀평등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특별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또 남녀 학생 중 한 성의 참여가 현저히 부족할 수 있는 체육, 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특별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또한 각 학교 교원에 대해 남녀평등교육 연수를 정기 시행하고, 남녀평등교육 전반에 걸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도 국가와 지자체가 일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상이 주요 내용들이다.”

-법이 제정된다면 우리 교육현장에서 가장 가시화 될 변화는 무엇인가.
“교육현장 전반에 걸쳐 남녀 학생간 차별 요소에 대한 재검토와 그에 따른 개선 대책이 마련돼 중앙과 지방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의식과 관행이 개선돼 궁극적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한층 다양화되고 확대될 것이다.”

-미국의 ‘Title IX’가 여성 스포츠 발전에만 치중해왔다는 인상이 있는데, 이번 남녀평등교육진흥법은 어떤가.
“미국에서의 여성 스포츠 분야의 발전은 여러 성차별 금지에 따른 효과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고, 어느 정도 측정 가능한 것이기에 주요 사례로 자주 언급될 뿐이다. Title IX나 남녀평등교육진흥법은 각종 교육 분야에서의 성차별 금지를 위한 것으로, 여성 스포츠 발전은 그 성과 가운데 일부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의 호응도와 그에 따른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국회 교육위에는 상대적으로 여성의원들이 많다. 지난해 말 교육기본법 개정에도 여성의원님들이 특히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교육기본법 개정 당시 직접 제안 설명을 하면서 남녀평등교육진흥법 추진에 대해 말했더니 의원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

시기적으로는 2003년도 정기 국회가 끝나 휴회 중이고, 현역의원 대부분이 17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지역구 활동에 주력하고 있어 발의 서명을 받는 데 따른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법의 조속한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에서 제공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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