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기동대, 국가사적지 경희궁 앞 '무단 점령'

[현장고발] 허가 없이 점유하고 시위진압 훈련

등록 2004.02.11 16:43수정 2004.02.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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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훈련중인 곳은 국가 사적 271호인 경희궁이다. 숭정문이 보인다

훈련중인 곳은 국가 사적 271호인 경희궁이다. 숭정문이 보인다 ⓒ 황평우

국가사적 제 271호인 경희궁 숭정전 앞에서 11일 오후 1시 50분경 서울시경 소속 기동단 제4기동대(3개 중대 병력)가 무단으로 진압훈련을 해 경희궁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측과 시민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사적 제271호인 경희궁은 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찾고 있으며 서울 도심지와 근접해 있어 많은 외국인들이 관람하는 궁궐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적지에 3개 중대 병력이 진압훈련을 하며, 서울시 문화재과나 종로구청 문화재계, 심지어 관리부서인 서울역사박물관에 조차 사전 허락이나 공문을 보내지 않고 무단으로 점유해서 진압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이 날 훈련은 전경 버스 9대가 동원된 대규모 훈련이었다

이 날 훈련은 전경 버스 9대가 동원된 대규모 훈련이었다 ⓒ 황평우

방학을 맞아 경희궁을 가족과 찾은 한 시민은 “전경들이 훈련을 하며 소리를 질러 겁이 나서 접근을 하지 못하겠다”라며 발길을 되돌렸다.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경찰이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고 추후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김성한 활동가는 “국가 사적지에서 무단으로 시위 진압 훈련을 하기는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경찰의 역사의식 부재”에 혀를 내둘렀다.

기동단 감찰계의 고위 간부는 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미안하다. 분명 잘못 되었다. 기동단 훈련 장소가 모자란다. 훈련이 없으면 전경들이 많이 다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법을 지켜야 할 경찰이 국가 사적지인 경희궁내에서 무단으로 시위 진압 훈련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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