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교 사장의 가게는 한 평이 채 안될 듯 싶다.홍지수
인터뷰를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경찰 한 명이 불쑥 들어온다. '단속을 하는 건가'하며 긴장을 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경찰관은 한씨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넨다.
"한잔 마시고 해라. 춥다 아이가"
알고 보니 한씨 가게 바로 뒤에 있는 파출소가 그의 최대 단골이었다.
경제학도답게 그가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것도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설현장 일용직부터 시작해서 남자가 해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것의 다 해봤다고 해도 될 겁니다. 그 결과 붕어빵 아르바이트가 제일 많이 남더라고요."
집이 양산이 한씨는 보통 아침 10시 무렵이면 가게문을 연다. 퇴근 시간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손님이 뜸해지면 그게 퇴근 시간인 셈이다. 요즘처럼 날이 따뜻하면 보통은 10시 무렵에 문을 닫는다.
"날이 좀 추워야 잘 팔릴텐데…"
날씨에 따라 매상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장사라 그런지 섭씨 10여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못내 아쉬운 눈치다.
한씨의 목표는 졸업 후 오퍼상을 차리는 것이다. 준비도 무척이나 구체적이다.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창업 지원 관련 제도는 이미 훤히 꿰뚫은 지 오래다.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사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그의 준비 과정을 보면 어느 정도 사업에 대한 기본 개념도 잡힌 듯 하다.
처음 붕어빵 장사를 위해 투자된 돈은 약 60여만 원. 그 돈을 모으기 위해 그는 한동안 다른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리고 나서 비용과 원가 등을 따지고 다른 아르바이트와의 수익성 등을 꼼꼼히 계산한 결과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매상은 영업 기밀"이라며 말해주지 않았지만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하면 수익이 좋은 편이라고 귀띔을 해준다.
부모님이 지금 아르바이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한씨는 키득거리며 웃는다.
"건설현장 일용직 아르바이트 때였는데요. 처음엔 그냥 며칠 하다가말겠지 하셨나봐요. 제가 아침잠이 많은 편이거든요. 건설현장 일용직에 나가려면 적어도 새벽 5시에는 집에서 나와야하잖아요. 그런데 계속 일을 나가니까 대견해하기 보다는 굉장히 신기해 하시더라고요."
졸업 후 오퍼상을 할 것이라는 말에 "그럼 앞으로 사장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라고 하자 "지금도 사장님인걸요"라며 당차게 웃어 보인다.
사진 촬영을 부탁하자 처음에는 부끄럽다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얼굴은 안나오게 해 달라고 한다. '얼굴 멋지게 나오면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경제학적인 설득(?)에 한 사장은 이내 멋쩍은 미소와 함께 멋진 포즈를 취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