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식 동동주랍니다. 정말 죽입니다. 혼자 저 한 통을 다 비웠더랬습니다.김규환
생선, 고기, 제철 나물에 찌개까지 식탁을 점령하는 전주 막걸리집 풍경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전주로 가보자. 맛의 고향, 맛라도 호남에 가면 일단은 푸짐한 상차림에, 넉넉한 주인의 배려, 친절로 길들여진 구수한 사투리까지 먹을 수 있다.
먼저 상차림을 보면 여섯 명이 허기진 상태로 가도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30여 가지 사시사철 제철에 나는 갖가지 안주가 차려져 있다. 두릅 철에는 두릅나물이, 쑥이 풍성할 때는 쑥 된장국이 올려지고 고등어에 갈치, 굴비가 사람 들어오는 숫자에 따라 그냥 차려진다.
나물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파김치, 취나물, 고사리, 파래, 쑥갓, 시금치 맛 볼 수 있다. 도토리묵에 두부지짐, 김치파전, 감자전, 호박전 정갈하게 놓이고 달걀찜과 미역줄기, 멸치볶음, 생굴, 꼬막도 내오고 콩나물국, 조개탕, 조기찌개, 갈치조림 즐비하게 식탁 위를 점령한다.
가본 사람은 안다. 생선조림과 오징어 꼴뚜기도 빠지지 않는다. 차려진 음식에 밥만 팔지 않을 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게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푸짐하고 걸게 차려진 인심에 먹는 것마다 호남 특유의 맛깔 난 상을 받고 나면 술상 한번 잘 받았다는 생각에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게 하여 오래 머물지 않고는 차마 떠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