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우리당, 목포서 총선 격돌 본격화

목포시의회 김대중 의장, 우리당 출마 선언

등록 2004.02.13 17:05수정 2004.02.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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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의회 김대중 의장이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한다고 선언함으로써 민주당 텃밭이었던 목포가 4월 총선에서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대중 의장은 13일 오전 목포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구도 타파와 정치개혁을 위해 열린우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은 목포가 DJ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과 민주당 소속 김홍일 의원이 버티고 있는 등 지역민들의 특수한 정서를 고려해 그동안 후보 공천여부를 확정하지 못했었다. 목포에서 김 의원에 맞설 후보를 내게 되면 DJ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역풍에 휘말리면서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 호남층 지지표 이탈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홍일 의원이 전국구행이 확실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김대중 의장이 공식 출마를 선언한 것은 과거 민주당 안방이었던 목포에서 격전을 치르겠다는 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목포, 총선 격전지로 부상

a 13일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김대중 목포시의장

13일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김대중 목포시의장 ⓒ 정거배

목포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금은 약간 우세하지만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부터 부는 열린우리당 바람을 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승리를 낙관했다.

전교조 출신으로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 의장의 장점을 부각시킨다면 세대교체와 물갈이라는 이번총선의 민심과 맞아떨어지는 등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또 더구나 열린우리당이 각종 여론조사에 1위를 지키고 있어 전국적인 선거구도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과 양당 대결로 계속 이어질 경우 지역민들의 표심을 쏠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목포민주당은 13일 현재까지 경선 절차와 방식 등 선거일정에 돌입하지 못한 상태다. 목포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홍일 의원의 전국구행이 이미 확실시 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선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목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겠다고 공천신청을 한 인물은 이상열 변호사와 정영식 전 행정자치부 차관, 양지문 전 권노갑 의원 보좌관, 홍승태 민주당 전 미디어 단장 등 4명이다.


이런 가운데 김홍일 의원의 전국구행이 확실하자 그의 측근인 최기동 지구당 사무국장이 경선출마를 선언했고, 김유배 전 청와대 노동복지 수석까지 목포에 내려와 민주당 경선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따라서 김홍일 없는 목포 민주당은 후보들이 최소 5명 이상 난립한 가운데 경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목포를 떠나는 김홍일 의원의 입장에서는 후보군 가운데 자신의 측근인 최기동씨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홍일 의원과 13년 동안 동고동락을 해 왔던 최측근 최씨의 출마결정에 김홍일 의원의 의중이 실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근거는 김홍일 의원이 이미 지난 1일 탈당 12일만에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목포는 단수공천'이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이를 민주당 핵심들이 수용했을 것이라는 설이 목포지구당 안팎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지금의 목포 분위기 등을 감안했을 때 후보확정을 여론조사 방식으로 할 경우 최씨의 승리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목포지구당 한 관계자는 단수후보 추천이 여론악화 등으로 어려울 경우 당원투표나 시민참여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3선 도전을 위해 이미 지난해 4월 진성당원 2700여명을 확보해 놓고 있다. 따라서 진성당원들이 참여하는 경선을 치를 경우 다자구도임을 감안할 때 측근 최씨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현재 공천신청자들 가운데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불공정 경선 또는 경선 불참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목포민주당은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 대 열린우리당 후보가 맞대결하게 되면 민주당 반발표가 열린우리당으로 고스란히 집중되는 시나리오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

본선에서도 민주당, 열린우리당, 무소속이라는 다자구도를 만들어 반민주당 성향의 표를 분산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목포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에 공천 신청했다가 뛰쳐 나온 무소속 후보와 민주당 후보간 물고 물리는 싸움 과정에서 부동표 흡수 등 대세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목포시의원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선언한 김대중 시의장은 열린 우리당의 다른 공천신청자가 없을 경우 당원 추대 형식으로 후보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호남 정치의 상징인 목포는 전남지역 13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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