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은 여학생의 환한 미소가 참 맑아보인다.홍지수
부산시 중구에 위치한 '40계단 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 시절 이야기:닥종이 인형전'에 처음 들어갔을 때 기분이 바로 그랬다.
마치 지금이라도 뒤돌아 나가고 나면 한바탕 왁자지껄 소란스러울 것 같은, 그러다가 다시 돌아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대로 멈춰버릴 것처럼 살아있는 인형들. 작은 전시관 안은 마침 한바탕 재미있게 놀고난 다음이었는지 미처 감추지 못한 숨소리며 구수한 사투리가 간간이 귓가에 맴돌았다.
공동수도, 피난시절의 장터, 추억의 교실 같은 50~60년대 풍경들을 세밀하게 묘사해 놓은 닥종이 인형전은 굉장히 따뜻하다는 인상을 준다. 닥종이가 지니는 거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유의 질감 뿐만 아니라 자리를 잡은 인물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밝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듯하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부모님들이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것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였는지 작가가 만들어놓은 인형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