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뽑게될 국민의 일꾼들. 이번 총선 후보로 재외동포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후보들이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중국에서 새로운 ‘배움’을 하기도 했지만 이국 땅에서 겪은 서러움에 대해서는 다들 할말이 많다. 특히 동포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 동포 출신 후보들이 느낀 아쉬움도 매우 컸다고. 기자는 강재홍(경기 일산갑·열린우리당), 김기상(서울마포갑·한나라당), 김영호(서울 서대문갑·민주당), 안동일(서울 송파갑·우리당) 후보를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안동일 “7백만 재외동포 인적자산”
“700만 재외 동포는 우리민족의 자산이자 인적 보고다.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은 동포들이 거주국에서 실력 있는 민족으로 일어나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서울 송파구 갑 열린우리당 후보로 총선을 준비중인 안동일(45) 송파 글로벌 e정치연구소장은 최근인 개정안이 통과된 재외동포법과 관련해서 “동포범위에서 제외되었던 동포들은 잘못된 출입국정책 때문에 불법 체류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고 이같은 불안한 법적신분을 이용한 임금체불, 폭력, 인권침해 등으로 동포들의 반한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법개정을 계기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70년대 말 유신치하, 80년대 암울한 시기에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미국에서도 그는 동포사회내 언론활동과 광주항쟁의 진실 추적, 고국 민주화 운동을 뒷받침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나서게 됐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북한 바로알기 운동’을 했고 평양 축전의 스타, 임수경양의 행적을 특종 독점 취재하기도 했다.
안 소장은 동국대 철학과, 뉴욕시립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하고 미주 동아일보 기자, 뉴욕 세계일보기자, 서울 민주일보 주미 특파원, 서울 불교방송 보도국 차장으로 활동했다.
강재홍 “자긍심만드는 일은 정부의 몫”
경기 고양시 일산갑에서 열린우리당 경선참여를 선언한 강재홍(47) 고양교통문화포럼 대표는 뉴욕시 교통안전과장을 지냈고 롱아일랜드 대학원 도시학과 조교수를 맡기도 했다.
미국 롱아일랜드 도시행정학 석사, 뉴저지 주립공대 대학원, 교통학박사 출신. 교통문제에 대한 미국에서의 현장경험과 이론토대를 인정받아 98년 김대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건설교통부 담당 전문위원, 교통과학연구원 원장을 맡기도 했다.
“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되지만 재외동포라는 자긍심을 만들어주는 일은 국내 정부의 몫”이라는 강 대표는 “상대적으로 여유롭다는 뉴욕 교포들도 최근엔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많은 재외동포들처럼 강 대표도 정책적 배려와 함께 인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많은 동포들이 고국에 돌아오면 따뜻한 환대를 기대하지만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환상이 깨진다”며 유학생, 동포들이라도 서로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김영호 “중국 반한감정 위험수위”
중국 동포들의 애환에 목소리 내고 싶다는 김영호(37) 한중 문화연구소 소장은 서울 서대문구갑에서 활동중이다. 민주당 출마를 희망하는 김 소장은 92년 유학생으로 중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인으로 북경대 첫 졸업생이었던 그는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대만과 중국에서 10여년을 살았다.
중국 유학1세대였던 그는 당시 중국내 심한 언론통제로 동포나 유학생들이 한국 소식에 목말라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 재중교민지 ‘한성월보’를 창간했다. 한성월보는 한국소식과 동포소식을 반반씩 담아 조선족들과 유학생 모두에게 인기잡지였다고.
그러나 최근의 중국동포 얘기를 꺼내면 김 소장은 마음이 좋지 않다. “92년 당시에는 중국동포들의 동포애는 대단했었다. 지금은 반한감정이 너무 심해 특히 2~30대 젊은 동포들은 복수심리까지도 갖고 있다.”
중국어에 능통해 가끔 통역을 맡게 되는데 자신의 앞에서도 동포들이 한국인들을 표현할 때는 욕을 섞어서 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놀랍고 안타깝다고. 결국 한국 국익에 큰 오점을 남길 것이라며 김 소장은 양국간에, 동포들간의 신뢰회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기상 “동포들의 애국심 열정배워라”
“35년 동안 살았던 동포 출신으로 할말이 정말 많다. 여전히 재외동포들은 이국에서 천대받고 고국에서 냉대받는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다.”
서울 마포갑 한나라당 후보 출마를 준비중인 김기상(62) 박사는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주택경제학, 국제경영학을 공부했다. URLA 대학장, LA시 주택정책 자문위원, WCU대학 및 대학원 교수에 은행을 창립하는 등 미국내에 지도적인 역할을 했던 그도 이방인의 설움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 박사는 당시 많은 미국 이민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69년 당시 단돈 100원을 쥐고 유학길에 올랐다. 식당 잡일에 개똥치는 정원사, 알라스카 벌목일까지 그의 이민 초기는 그 자체로 우리의 눈물겨운 이민사의 한 장이다.
국내에서는 미국 교포들이 잘 산다고만 생각하지만 운동화가 닳도록 “무슨 일이든 다 한다”는 자세로 열심히 일했기 때문인데 막상 고국에 와서 보니 경제는 어렵다면서도 흥청망청 소비, 정치권의 이전투구에만 열중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고.
“나라가 발전하려면 이중국적자를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는 김 박사는 “동포들을 나라 버리고 갔다고 천시하지 말고 오히려 그들의 애국심과 열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재외동포들에 대한 선거권 부여는 국민에게 주권을 되찾아주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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