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어이없는 공천'.. 광진갑 낙천자 성동을에 공천

김태기 교수와 임태희 실장은 동서지간..."공천쓰레기 하치장인가"

등록 2004.02.21 22:01수정 2004.02.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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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 광진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한 인사가 성동을 단수공천자로 확정되는 '어이없는 공천'이 이루어져 또다시 '사천(私薦)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지난 20일 서울 성동을 단수공천자로 김태기 단국대 교수를 선정, 발표했다. 그런데 김 교수는 지난 1·2차 공모 때 광진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물이다.

게다가 김 교수는 작년에 김영춘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지구당위원장을 선출하는 경선에 도전장을 냈지만 경선에조차 끼지 못했다. 당시 홍희곤 부대변인과 구충서 변호사가 경선을 치른 결과 현재 광진갑 단수공천자인 홍 부대변인이 지구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이번의 '어이없는 공천'과 관련, 김 교수와 최 대표의 최측근인 임태희 비서실장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5공시절 실세였던 권익현 전 의원의 큰 사위로 임 실장과는 동서지간이다. 임 실장이 권 전 의원의 작은 사위이기 때문에 김 교수가 임 실장의 손윗동서인 셈이다.

성동에 공천을 신청했던 한 인사는 "김태기 교수는 갑자기 날아온 사람"이라며 "임태희-홍준표-김문수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임태희 실장이 김태기 교수를 김문수 위원장에게 추천해 성동을로 데려왔다"며 "홍준표 의원은 성동을 출마를 준비중이던 김동성 변호사를 성동갑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동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종철 경희대 교수는 20일 공천 재심을 요구했다. 박 교수는 "김태기씨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광진갑에서 두 번씩이나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인물"이라며 "김태기씨가 성동(을) 출마에 대한 사전조사나 준비도 없이 군사작전하듯 광진에서 성동으로 갑자기 재신청한 것은 다분히 최병렬 대표의 '자기사람 심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어 "김태기씨가 공천된 것은 김씨가 5공 실세로 전두환 시절 대표최고위원까지 지낸 권익현 전 의원의 큰 사위이기 때문인가, 김씨의 손 아랫 동서가 임태희 대표 비서실장이기 때문인가, 장인인 권 전 의원이 최 대표와 5-6공 시절 함께 활동했고 서로 고향(경남 산청)이 같기 때문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사천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박 교수는 또 "분구가 확정되기도 전에 출마할 지역의 화장실에도 한번 안가본 사람을 서둘러 공천을 확정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성동구민과 한나라당 당원의 의사를 완전히 묵살한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박 교수는 "성동 지역구는 공천쓰레기의 하치장인가"라며 "이것은 공천이 아닌 사천으로 최 대표와 그 측근들의 후안무치한 부도덕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성동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구상찬 부대변인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말도 안되는 공천"이라고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

사천 논란과 관련, <오마이뉴스>는 21일 오후 김문수 위원장 및 임태희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다만 공천심사위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임태희 실장과 동서지간이라는 점 때문에 나는 반대했지만 공천심사위에서는 김 교수의 능력을 높이 사 공천한 것 같다"고 밝혔다.

분구가 유력했던 성동에는 1·2차 공모에서 구상찬(46. 부대변인), 김동성(33. 변호사), 김성호(41. 정당인), 박종철(52. 경희대 교수), 신상철(53. 전 시의원), 이세기(67. 지구당위원장), 최홍우(50. 서울시의원), 홍승채(43. 정당인), 원성희(66. 전 한국수출산업공단 이사장), 김현덕(37. 국가연구원 원장) 등 총 10명의 후보가 몰려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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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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