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배신행위 총선에서 심판될 것"

[인터뷰]관악을 출마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등록 2004.02.26 17:41수정 2004.03.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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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종필 민주당 관악을지구당 위원장은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자신이 정치에 입문한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2004 이퀄진

유종필 민주당 관악을지구당 위원장은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자신이 정치에 입문한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2004 이퀄진 ⓒ 강우영

"새로운 권력을 쫓아서 민주당을 깨는데 앞장선 분열과 배신 행위를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공보특보를 지낸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이퀄진>과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열린우리당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은 국민통합과 동서화합에 역행하는 배신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1년을 한마디로 '참담함'이라고 표현했다.

유 대변인은 "(노무현 정권은) 도덕성도, 능력도, 열정도,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정권이다.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라는 대명제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을 아무런 조건없이 몸바쳐 도왔다. 그런데 민주당이 분당되면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은 완전히 깨졌다. 정말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조순형 대표 체제를 들었다. 그는 "민주당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조순형 대표의 리더십 부재와 그 한계성의 반증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미애 의원을 선대위원장에 선임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맞붙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대표의 일선 후퇴보다는 추미애 의원과의 2인 공동체제의 선대위 구성을 주장했다.

출마지역인 관악을 지역은 자신과 이해찬 의원의 양자구도가 될 것이라고 밝힌 유 대변인은 "집도 오래 살면 재건축하고 물도 고이면 썩듯이 지역주민과 동떨어져 군림하는 특권주의, 귀족주의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이해찬 의원을 겨냥해 말했다.

지난 20일 신림동에 위치한 지구당 사무실에서 유종필 대변인을 만나봤다. 다음은 유종필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a ©2004 이퀄진

©2004 이퀄진 ⓒ 강우영

-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민주당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향도 명확하게 설정해 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조순형 대표의 리더십과 비전이 그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조 대표가 깨끗하고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으로는 손색이 없지만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미진하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민주당 죽이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이 있겠나.
"우선은 민주당이 선대위체제로 가는 것이 급선무이다.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의원 그리고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2인이나 3인 공동체제로 선대위를 구성하는 것이다. 추미애 의원이 민주당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간판이 돼 정동영 의장과 맞붙는 것이다. 민주당이 선대위 출범 후 비전을 제시한다면 지지율은 반등할 것이다."

- 열린우리당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동영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풍엔 실체가 없다. 이벤트성 정치이기 때문에 곧 바람이 빠질 것이다. 대선 때 노풍이 2개월이 지난 뒤 빠진 것과 같이 정풍도 오는 3월이면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 이번 총선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줄곧 제기되고 있는데.
"그렇게는 안 된다. 열린우리당이 집권당으로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이것을 의석을 만들어내는 지지율로는 볼 수 없다. 고스톱으로 치면 사사구통이다. 이는 피 9장, 광 2장, 홍단 2장, 청단 2장, 고도리 2장 등 '먹은 것은 많은데 점수가 나지 않는 경우'와 같다. 기분만 좋을 뿐이다(웃음). 민주당은 현재 5%의 숨겨진 지지율이 있다. 정 대표의 이벤트 정치로 인해 열린우리당에 기운 5%가 나중에 민주당으로 돌아올 것이다."

- 추미애 의원이 공천 명을 주장하고 나섰다. 구속의원의 공천처리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나.
"당에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주선, 이훈평 의원 모두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또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에서 딱 잘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과 국민여론을 함께 고려해서 적절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대선자금 특검이나 청문회 등 한·민 공조가 여론의 악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회 구성이 한나라당과 공조하지 않고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의 협조를 구해 끌어들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되기 때문에 공조는 당연한 것이다. 이라크파병 동의안과 FTA 비준 동의안 처리는 한나라당과 우리당이 공조한 거 아닌가. 올바른 목적을 위해서는 일을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한·민 공조라고 비난하는 것은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비판일 뿐이다."

- 최근 각 정당을 보면 선거때문인지 여론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민주당 역시 여러 현안에 대해 당론을 정하지 못했는데.
"일사분란하게 당론을 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3김 시대에는 보스 뜻대로 당론을 만들었다. 민주당은 FTA 비준 동의안, 이라크파병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총에서 10번 이상 토론을 가졌다. 바람직한 현상 아닌가. 누구 한 사람에 의해 당론이 정해지는 시대는 지났다.

덧붙여 얘기하자면, 이라크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이 50%를 넘는다.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이라크 파병 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국민의 50%가 넘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애당초 반대 당론에서 변절해 파병에 찬성하고 김근태 원내대표가 하루 아침에 찬성으로 바뀌었다. 집권여당이라고 해도 해명절차는 있어야 했다. 항공모함이 가다가 어떻게 한번에 180도 회전할 수가 있나."

-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장파들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분이 깊어지면 당이 쪼개지는 결과도 우려할 수 있을텐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이 쪼개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공보특보를 지냈다. 1년이 지난 지금 노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정말 참담하다. 도덕성도, 능력도, 열정도,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정권이다. 노 대통령을 아무런 조건없이 몸바쳐 도왔다. 이유는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라는 대명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분당되면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은 완전히 깨졌다. 역사적 죄과는 총선에서 심판받을 것이다."

- 분당이 되지 않았다면 민주당이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었겠나.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경기, 강원, 제주, 호남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를 얻었다. 충청에서도 의미있는 의석을 얻었다. 민주당을 개조하고 리모델링해 나가면서 바꿔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일등공신인데도 불구하고 대선이 끝난 뒤 '팽' 당했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나는 노 대통령과 정부에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다. 나는 총선에 도전해서 국회에 진출한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기에 지난 대선 직후부터 서울 관악을에 투신했다. 내가 만약 청와대에 가게 됐다고 생각해봐라. 대통령 측근들과 같이 감옥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 이번 총선이 어떻게 치러질 것으로 보나.
"이번 선거는 정당의 영향보다는 후보자 개개인의 역량에 좌우될 것이다. 3김 시대에는 역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보고 투표를 했지만 지금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부재한 상태다. 그리고 모든 정당 지지율을 합해도 50% 안팎이다. 정당과 인물을 투표하는 1인 2표제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정당의 영향력은 그전보다 줄어들 것이다."

- 관악을 지역의 선거판은 어떻게 예상하나.
"한나라당은 시대의 흐름을 벗어난 정당이다. 관악을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반면 민주노동당의 신장식 후보는 의미 있는 투표율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유종필과 이해찬의 대결이라고 본다. 선진정치 의식을 가진 유권자라면 이해찬의 과거를 택하지 않고 유종필의 미래를 택할 것이다."

- 분당으로 인해 표심이 양쪽으로 갈라지지 않겠나.
"민주개혁 세력이 둘로 갈라진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지지가 온전한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 관악을에서 어떠한 후보자를 내든 유종필과 이해찬의 2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다. 유종필과 이해찬의 대결은 16년에 대한 심판이라고 본다. 4선 이해찬 의원이 관악주민과 얼마나 고락을 함께 했는가. 지역발전에 이바지했는가. 전 교육부장관으로서 교육정책을 잘했는가. 지난 16년과 같은 내일을 원하는지 아니면 변화와 발전을 원하는지 관악 주민은 알고 있다."

- 총선 후보 유종필이 보여주는 변화란 무엇인가.
"관악을은 물갈이 특구이며 물갈이 시범지역이다. 집도 오래 살면 재건축하고 물도 고이면 썩듯이, 이를 갈아야 한다. 관악을의 정치는 지역주민과 동떨어져 군림하는 특권주의, 귀족주의 정치이다. 이는 사라져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역은 물고기와 물의 관계와 같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있나. 이해찬 의원은 지역에서 얼굴보기가 힘들고 지역주민과 고락을 함께 하지 않았다."

- 모든 후보들이 돈 안쓰는 선거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데.
"나는 돈 못쓰는 선거를 치르겠다. 왜?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돈을 모을 능력도 없고…. 돈 안쓰는 선거로 차별화를 하겠다. 또한 철저하게 선거법을 지키며 선거에 임하겠다."

- 인터넷실명제 어떻게 생각하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은 익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 유 대변인이 추구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나는 언제나 대한민국 정치의 대변혁을 꿈꾸어 왔다. 이제 그때가 온 것이다. 깨끗하고 정직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나태, 권위주의, 특권의식, 정치귀족적 행태, 주민 위에 군림해 온 오만한 정치를 확 바꾸겠다.

언론계 생활 10년 동안 늘 고민했던 화두는 동서화합과 하나된 조국이다. 정치에 입문한 것도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것이다. 정치적 탯자리인 신림동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귀 큰 정치인'이 되겠다."

덧붙이는 글 | 지난 20일자 관악인터넷신문 이퀄진(www.equalzine.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 20일자 관악인터넷신문 이퀄진(www.equalzine.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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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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