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복사프로그램 위법판결

냅스터 이후 또 하나의 지적재산권 관련 판결

등록 2004.02.27 15:08수정 2004.02.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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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여덟 달 간 숙의 끝에 샌프란시스코 연방 판사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321스튜디오스의 인기있는 DVD 복사 프로그램들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금요일 발표된 판결에서 수잔 일스턴 판사는 321 스튜디오스에 대한 헐리우드 스튜디오스의 요구를 받아들여 321 스튜디오스는 7일 내로 DVD 복사 프로그램 보급을 중지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이 판결은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구매한 DVD와 비디오 게임 같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제품들을 DVD 카피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얼마나 효율적으로 복사판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광범위하게 검토한 후 나왔다.

수잔 판사는 비록 소비자가 자신의 영화를 개인적으로 복사할 적법한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DVD 복제방지기술을 부수는 321 스튜디오스의 소프트웨어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321 스튜디오스는 DVD 복사 프로그램을 컴USA같은 대형 컴퓨터 판매점을 통해 백만장 가량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에 따라 321 스튜디오스는 복사방지 DVD를 복사할 수 있는 기능을 없애고 시장에서 제품들을 수거해야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급히 판결유예를 신청하고 수지 판사의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321 스튜디오스 로버트 무어 대표는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일이며 문화 발전에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최후의 일전은 대법원이나 국회 차원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법원에까지 항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반해 헐리우드 제작사들은 이 판결을 환영했다. 미 영화협회 잭 발렌티는 성명서를 내고 "회사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동작하는 제품을 개발할 권리가 있는 것이지 고객들을 불법으로 이끌 제품을 개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복제가 불법임을 강조한 뒤 “오늘의 판결은 회사들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의 오락기능을 촉진해야 하는 반면에 다른 지적재산권을 가진 제품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조했다.


DVD와 관련된 오래된 논쟁

일스턴 판결은 헐리우드의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에 손을 들어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현재 미국에서는 DVD를 복사하는 기술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으로 더욱 퍼지고 있다).


대부분 헐리우드 DVD 제품은 CSS(Content Scrambling System)라는 기술로 보호되고 있다. 이 기술은 디스크의 컨텐츠를 암호화하여 데이터를 풀 수 있는 인증키를 가진 장치로만 컨텐츠를 읽을 수 있다. 헐리우드는 이러한 인증키를 DVD 플레이어 제조업체에 대여하고 있다.

그러나 1999년 노르웨이의 십대인 얀 요한슨은 인증키 없이도 DVD의 암호화를 풀 수 잇는 DeCSS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놓았다. DeCSS는 곧 DVD 복사 도구로 알려지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헐리우드는 DeCSS를 온라인에 올리지 못하도록 소송을 하여 뉴욕 연방 판사는 이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디지털 복사 방지 기법을 무력화하는 도구들의 배포를 금지하도록 한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을 부분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321 스튜디오스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팔기 시작했다. 뉴욕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자신들의 소프트웨어가 적법하며 소비자들이 연방법에 허용하는 개인 복사본을 만드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2002년 초기에 소프트웨어가 적법이라는 판결을 받기 위해 법정다툼을 시작하였다. 이 회사는 후에 맞소송을 당했다.

<포브스>는 1월호에서 지난해 6월 미 영화협회는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321 스튜디오스를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영화협회는 복제방지 수단을 우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불법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321 스튜디오스는 사용자가 복사본을 배포하지 않는 한 321의 프로그램은 합법이라고 맞섰다.

지난 20일 판결에서 일스턴 판사는 321 스튜디오스의 어떤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헐리우드 비판자들은 CSS는 DVD에 대한 접근 권한을 조정할 뿐이며 그것은 직접적인 복사 방지 기법이 아니라고 주장해말왔다. 321 스튜디오스는 소비자들은 자신의 영화에 접근할 권한을 가진 DVD를 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321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영화에 접근하는 것을 돕는 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일스턴은 CSS는 지적재산권 법에 나온 것처럼 지적재산권 소유자들을 보호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판사는 DVD의 완벽한 복사를 막는 것은 헌법상 의사표현 및 공평사용의 권리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이 달 초 321스튜디오스는 컴퓨터 게임의 백업 복사를 만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이번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회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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