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아저씨, 새롭다는게 뭐죠?"
"응, 그건 말이야 바로 너같은 거야."
"예?"
"이 숲에는 지난 겨울 아주 고요했단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하얀 눈만 가득했지. 그런데 어느 날 조금씩 따스한 기운이 올라오는가 싶더니 보이지도 않던 푸른 싹들이 올라왔어. 그리고는 너희들이 앞을 다퉈 올라온 것이지. 땅 속에 있던 너희들이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던 눈부신 순간, 그것이 새로운 순간, 거듭남의 순간이란다."
"조금 어려워요."
"그래, 그러나 이 봄이 가기 전에 새롭다는 것이 무엇인지 너희는 알게 될거야. 저기 박새의 싹이 보이니?"
"저기 파란 거, 저게 박새의 싹인가요?"
"그래, 너희들도 조금 지나 꽃이 질 무렵이면 저렇게 푸른 이파리가 난단다. 그게 노루라는 동물의 귀를 닮아서 너희 이름도 그렇게 지어진 것이란다. 노루귀를 닮은 귀를 쫑끗 세우고 잘 들어보면 여름부터 박새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 올거야.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거지."
"아저씨, 변하는 것은 좋은 거에요?"
"음…. 때로는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도 있지만 살아있는 것은 모두 변한다고도 할 수 있단다. 물론 어떻게 변하는가가 중요하지."
"그렇군요. 변하긴 변하는데 어떻게 변하는가가 중요한 거군요."
"그런데 너희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너희들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늘 새롭거든."